인천항만공사, 내년 1월 9일까지 운영사업자 선정 재공모
지난해 선정 우협, 사업능력·재무요건 미달로 본계약 취소
우협 대상자 평가항목 및 배점 변경...업계 “인내에 한계”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감도./ 사진=인천항만공사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감도./ 사진=인천항만공사

[뉴스워치= 임준혁 기자]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으나 올해 5월 사업추진 본 계약이 해지돼 백지화 상태로 놓였던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사업이 재공모에 들어갔다. 2021년 입찰 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이 자금, 재무능력을 이유로 협상이 결렬된 만큼 이번에는 과연 (재무능력이) 검증된 사업자가 나타나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을 국내 중고자동차 수출 거점 항만으로 조성하기 위한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사업’ 운영사업자 선정 재공모를 진행하고 내년 초 사업계획서를 접수한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인천항의 항만시설과 항만배후부지의 개발·관리·운영을 담당하는 공기업이다.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사업은 인천 남항 역무선 부두 인근 총 39만8155㎡(약 12만평) 면적의 배후부지에 친환경·첨단 중고자동차 수출 클러스터를 단계별(1단계∼2단계)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수출 중고자동차 판매, 경매장, 검사장, 부품판매 등을 위한 공간과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수변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항은 지난해 기준 전국 중고자동차 수출물동량 46만6000대 중 88%에 해당하는 40만9000대를 수출하고 있는 우리나라 중고자동차 수출 거점 항만이다. IPA는 현재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송도유원지 일대에 열악한 환경에서 영업 중인 송도 중고차 수출단지를 ▲최첨단 친환경 시스템 ▲원스톱 수출판매시스템 등 선진화 프로세스를 도입해 문화·관광 등 주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첨단 중고자동차 수출단지로 조성해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고차 수출산업은 부품·정비업부터 무역업에 이르기까지 전후방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산업으로, 스마트 오토밸리가 조성되면 약 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약 4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6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효과 등이 기대된다.

IPA는 이번 스마트 오토밸리 운영사업자 재공모 절차를 이달 12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90일간 진행하고, 2023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같은 해 하반기 내 1단계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재공모에 따른 사업 지연 최소화와 안정적인 사업추진 및 운영을 위해 사업계획서 평가항목 중 사업능력, 재무비율 및 자금조달 등 재무요건을 강화해 적격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취재 결과 지난해 스마트 오토밸리의 운영사업자 선정 평가기준 및 배점은 ▲사업능력(15점) ▲투자 및 자금조달 계획(10점) ▲건설계획(10점) ▲물동량 창출 및 운영계획(35점)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15점) ▲환경·안전(15점)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 5월 이 사업에서 철수한 최초 우선협상대상자는 사업능력과 자금조달 등에서 기대 이하의 금액과 계획을 제시해 IPA가 사업추진 본 계약 체결을 철회한 바 있다.

뉴스워치가 입수한 이번 재공모 평가기준 및 배점은 지난해와 달리 변동이 있었다. 당초 15점이었던 사업능력은 25점으로 상향 조정됐다. 투자 및 자금조달 계획은 10점이나 증가해 20점으로 변동됐다. 이 밖에 ▲건설계획(15점) ▲물동량 창출 및 운영계획(20점)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10점) ▲환경·안전(10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윤상영 IPA 물류전략실장은 “이번 사업으로 기존의 낙후된 중고자동차 수출단지가 아닌 인천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조성될 것”이라며, “또한, 스마트 오토밸리 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지원·편의시설이 들어서게 되어 관광 활성화는 물론 주변 상인과 지역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낙후되고 영세한 중고차 수출업체들도 IPA의 사업자 재공모를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동시에 이번 재공모 및 사업자 선정 절차가 1차 공모때처럼 자금능력과 재무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해 또 백지화될 경우 (중고차 수출업체들로서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는 입장도 공존하고 있다.

다시 말해 스마트 오토밸리 같은 시설이 꼭 인천에만 있어야 한다는 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주변 경쟁 지역(항만)으로 옮겨 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재공모도 중도에 사업계약이 결렬될 경우 인천(항)이 아닌 평택·당진(항)에서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재공모가 나오기 약 1개월 전인 9월 15일, 인천 연수구 중고차 수출업체 1300여 곳을 회원사로 둔 (사)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은 올해까지 인천에서 이전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12월과 1월 중 평택·당진과 미팅을 갖고 이전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고차수출조합이 평택·당진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현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가 곧 중고차 수출단지로서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송도유원지는 도시계획 일몰제로 2023년부터 사용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당시 박영화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 회장은 “인천이 중고차 수출단지로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에 공사의 방침에 따라 12월까지 기다리지만 만약 올해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인천을 떠나 평택·당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미 평택과 당진시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IPA가 재공모를 해 내년 초까지 사업자를 다시 선정한다고 밝힌지 이틀 후인 지난 13일 박영화 회장은 “재공모 진행절차 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발표되는 내년 1월 16일까지는 우선 기다려보겠다”며 “만약 유찰되거나 사업자를 선정했지만 또 다시 중간에 손을 뗄 경우에는 우리로서도 무척 난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준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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