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열고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 의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의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정진석호(號)’가 닻을 올리게 됐다.

지난달 26일 법원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그동안 당내 논의를 거쳐 비대위 전환을 위한 요건을 대폭 손본 당헌·당규 개정 등을 거쳐 새로운 비대위 출범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해왔다.

당 내에서는 새로운 비대위 출범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제기됐지만 국민의힘은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비대위원장 인선을 끝내고,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8일 오전 전국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열어 ARS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에 임명하는 안건을 찬성 468명, 반대 51명으로 통과시켰다. 투표에는 전국위원 재적 731명 가운데 519명이 참여했다.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과 함께 전국위에 상정된 비대위 설치의 건도 찬성 477명, 반대 42명으로 의결됐다.

한때 비대위원장을 다시 맡을 가능성이 제기됐던 주호영 의원은 물론이고 막판 유력한 비대위원장 카드로 거론되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까지 고사 입장을 밝히면서 결국 새 비대위원장은  당내 최다선(5선)이자 ‘친윤’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맡게 됐다.

정 부의장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수차례 설득하자 삼고초려 끝에 결국 수락했다.

정진석 “독배니까 피해선 안 되겠다 생각”, 14일 이준석측 ‘가처분 신청의 심문 기일’ 고비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직 수락 배경에 대해 “국가 대의를 위해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보수라 생각한다”며 “한가하게 물러나 있을 수도 있지만 당이 어려운 지경을 목도하며 그렇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독배니까 피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진석호'는 비대위원 인선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직후 상임전국위를 열고 비대위원 임명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 부의장은 비대위원 인선 시점에 대해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고민하고 인선해서 연휴가 끝난 직후에 발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진석호’가 닻을 올리게 됐지만 중도에 멈춰선 ‘주호영 비대위’와 달리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당헌 개정 전국위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 기일이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4일 예정돼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정진석호’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새로운 비대위가 출범하는 대로 추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부의장은 새 비대위 출범 직후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면 안 되겠죠”라고 말했다.

윤두현 전국위 의장 직무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임명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상임전국위 개최에 대해 “가능한 추석 연휴 이후 빠른 시일에 할 계획”이라며 “그것(이준석 측의 가처분 신청의 심문 기일)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저희는 저희 일정대로, 법에서 걱정하는 부분이 없도록 당내 법률가들의 조언을 들어서 처리하고 일정 계획은 거기에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