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보수의 심장’ 대구서 윤 대통령 향해 “모든 것은 부메랑”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해 강경 비판 발언을 쏟아내면서 당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 결정을 받은 이후 반발 목소리를 자제하고 대신 당원들과의 만남을 이어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징계 기간 종료 후 당대표직 복귀가 불가능해지자 법적 대응에 나섬과 동시에 연일 친정인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에는 ‘보수의 심장’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날선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중구 김광석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겸한 당원·시민들과의 만남을 진행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갈등 상황을 훗날에 후회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보는지’ 묻자 “저는 윤 대통령이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후회할지 안 할지 등에 대해서 예단하고 싶지도 않고, 후회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생각해 보고 싶지 않다”며 “왜냐하면 모든 것은 부메랑”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의원들에 대한 ‘심판론’도 제기… 당내 “자기 중심적, 딱하다” 비판도

이 전 대표는 조선 영조 시대의 ‘암행어사 박문수’가 영조에게 “사심 없이 할 말 다 했다”고 언급하며 윤핵관을 겨냥해 “약간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만약 우리 정치권에 으뜸가는 사람과 그렇게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있다면, 그들이 그 위세를 빌어 호가호위하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이 시대의 박문수가 됐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 사람들은 참 졸렬하게도 그들이 가진 신임이라든지 그들이 가진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암행어사가 된다든지 직언하는 ‘레드팀’이 되기보다는 그저 호가호위하는 그저 그런 간신이 된 거다”라며 “그 사람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정치하는 게 제 목표”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심판론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께서 아무리 서문시장에 오셔서 대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신다고 하더라도 실제 일을 해야 할 대구의 정치인들이 바뀌지 않으면 대구의 정치는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위가 아니라 더 아래를 보고 누군가에게 공천 받기를 기대하는 정치의 모습보다 민심을 사기 위한 노력을 하는 모습의 정치로 대구의 정치가 탈바꿈 해야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더 많이 당원에 가입하고 정말 당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위에 떠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배는 당심의 분노가 뒤엎을 수 있다는 것을 더 보여주셔야지 대구의 정치가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의 국회의원이 12명 있나. 사실 12척의 배가 정신만 차리면 대한민국, 특히 보수정치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며 “지금 대구의 12척 배는 싸움이 벌어져도 매번 저 바다 밖에 뒤에 가서 도망쳐 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독려해주는 것이 여러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당내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여권을 향한 공개 저격 발언이 여권에 대한 민심을 더 악화시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편향된 시각으로 자신은 항상 옳고, 항상 정의라고 여기며 세상을 재단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가 경계해야 할 가장 큰 적”이라며 “편향된 인식체계로 세상을 보면 자신이 가장 똑똑하고 자신은 절대 오류가 없으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전부 잘못된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가 어찌 그리도 모든 것을 지독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비뚤어진 시각으로만 보는지 딱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병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오늘 이 전 대표의 이 역사적 연설을 ‘대구 미래 선언’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치켜세운 뒤 “지금 이준석은 자신의 인생과 정치 생명을 걸고 여의도에서 호가호위하는 반지성주의의 전위대와 분연히 맞서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늘 이준석의 대구 미래 선언은 대한민국의 현재이자 미래인 2030 젊은이들과 함께한 출사표”라며 “이성주의와 합리주의가 충만해 현재보다 한 차원 점프한 미래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노라 이준석과 우리 젊은이들은 노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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