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대표, 첫 통화에서 “빠른 시간 내 만날 자리 만들어보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대선 패배 후 제1야당 당수로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공식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이 언제쯤 성사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30일 전화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 만남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맞붙었던 이 대표는 먼저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국정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부각시킨 바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당 대표 당선 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영수회담을 요청 드린다”며 “민생 앞에 여야와 정쟁이 있을 수 있겠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도 현재 민생과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한반도의 불안과 대결의 기운을 완화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여야가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윤석열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께서 성공하길 바란다. 그 성공이라는 것이 결국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기 때문”이라며 “협력할 것은 철저하게 먼저 나서서라도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협하는 퇴행과 독주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그럴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가능하면 적절한 견제 속에서 협력하고 ‘국민 우선, 민생 제일’이라는 원칙아래 협력할 길을 찾아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영수회담’ 두고는 온도차 감지

이 대표는 지난 28일 전국 대의원 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 연설을 통해서도 “국민의 삶이 단 반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나서 정부여당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전화통화에서 “빠른 시간 내 만날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이날 전화통화는 이 대표를 예방한 이진복 정무수석이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대표에게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면 좋겠다. 그래서 최대한 협력하는 모습을 갖자”고 만남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민생·개혁 입법에 관한 부분은 서로 협조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일치해서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 없이 만나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을 ‘여야 지도부 회동’의 범주 안에 포함시키며 단독 만남 형식의 ‘영수회담’에는 선을 긋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님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진복 정무수석도 “당의 총재가 아니니 영수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며 “앞으로 그런(회동하는) 일정을 만들어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9일 브리핑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에 대해 “야당과의 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며 “(대통령실은) 그동안 여야 지도부 면담과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린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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