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수해현장에서 사진 찍는 민폐 정치인. 정말 국민의 힘은 다시 이 모양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젊은 당대표 끌어내리려 모든 정치력을 동원하여 비대위를 만들더니, 그 첫걸음이 이것인가. 적어도 정당역사상 모든 비대위는 혁신하려는 척이라도 했다. 쇼를 하든 사람을 바꾸든 쓰러져가는 그야말로 비상상황의 당을 심폐소생 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의 첫 일정에서부터 이러한 구태한 모습을 보이다니 너무나 실망스럽다. 국회의원들은 각 지역구에서 조용히 봉사활동 하면 될 일이지 왜 한 곳에 다 모여서 언론을 부르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급기야 지역민이 “왜 길을 막고 이러느냐” 항의를 했다고 한다.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그림 잘 나오게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 했다는 김성원 의원의 말은 인터넷을 도배하고, ‘국민의 짐’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지지율이 더욱 곤두박질 칠 것이다. 0.7% 차이로 대선에서 국민의 힘이 승리했을 때가 최고의 순간이다. 그 이후는 무조건 내려갈 일만 남은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더욱 혁신하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했다. 그래야 겨우 유지할 수 있었던 지지율이다. 당내 권력다툼, 정부의 인사실패, 각종 말 실수들. 이런 것들은 사실 매 정부마다 어느 정권이든 있었던 일이다. 당 지도부의 리더십과 실무자들의 정무능력으로 돌파해 나가야 했던 문제들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 힘은 모든 돌부리에 하나하나 다 걸려 넘어지고 있다. 당을 하나로 화합해 낼 리더십도 부재하고 정부의 인사는 민심을 등졌다. 도어 스테핑에서 흘러나오는 대통령의 말들은 구설에 휘말리기 더 쉬웠고, 당 지도부들의 말씨름도 국민들을 짜증나게 했다. 원인과 해법의 진단도 각기 다른 상황 속에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고, 수해 사진 논란마저 생기며 이러한 상황에 기름을 붓게 되었다.

절차적 논란 속에 생겨난 비대위의 수명은 길지 못할 것이다. 전 당원 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를 해임하고, 국회의원들이 추인한 비대위원장을 당의 대표 격으로 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치에 맞지 않다. 당 대표의 결격사유와 자격 논란은 뒤로 하더라도, ARS를 통해 급박하게 진행된 전국위원회 개최 결과가 전당대회의 결과보다 우선 할 수는 없다. 무리하게 특정 정치인과 그 지지세력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결과, 국민의 힘은 사상 초유 당 대표가 당을 고소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정치의 영역이 사법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정권 창출과 선거 승리라는 정당의 최우선 목적을 달성하고도 비상상황을 상정해야만 했던 현재 국민의 힘 비대위는 그 정당성과 명분을 잃은 정치행위인 것이다.

흔들리는 난파선과도 같은 지금의 비대위에 선장을 맞은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결국 이 당내의 파도를 잠재우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다. 무조건 이준석 계를 안고 가야 한다. 그들의 역할과 쓸모가 반드시 이 당에 있다는 것, 그 역할을 적재적소에 주면서 함께 가야만 이 당이 산다. 심정 같아서는 내 취향과 맞지 않는 사람들은 다 도려내고 내 입맛에 맞는 사람들과만 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작은 가게를 하더라도 그리고 작은 회사를 다니더라도 정말 내 맘 같은 사람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이 이 사회 아닌가. 국민의 힘이라는 큰 배 안에 모두 함께 타고 있다. 껴안지 않으면 배는 계속 흔들릴 것이다. 내부 구성원들이 조금 힘들더라도 맞춰갈 생각을 해야 이 큰 배는 균형을 찾고 순항 할 것이다.

손수조
손수조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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