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경쟁 ‘이재명 대 97그룹’ 대결 구도로 재편

지난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당 대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당 대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이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기호순)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지난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8명의 당 대표 후보를 대상으로 예비경선을 치른 결과 설훈·김민석·강병원·박주민 의원,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 5명이 탈락하고 이들 3명 의원이 본선에 진출했다고 도종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발표했다.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70%·국민 여론조사 30%’로 치러졌으며 후보별 순위와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차기 민주당 대표 선호도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의원이 선두를 달렸고, 당 안팎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돌았다. 이 의원은 이 같은 대세론을 입증하듯 이변 없이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이재명 의원은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반사이익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모아 유능한 대안정당으로 만들자는 그런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차기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를 확실하게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들을 많이 만나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비공개 활동보다는 공개 활동 비중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고 밝혔다.

97그룹 단일화가 최대 변수, 박용진 “뒤집힐 수 있다” 

박용진 의원의 경우는 민주당 내 대표적 ‘비주류 소신파’이지만 그동안 유치원 3법, 재벌 개혁 등과 관련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비교적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비경선 룰이 이번에 ‘중앙위원 100%’에서 ‘중앙위원 70%·국민 여론조사 30%’로 변경되면서 박 의원이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이 가장 두려워하는 ‘민심과 함께 하는 민주당’을 위해 국민과 중앙위원 동지 여러분들이 내려주신 전략적 선택의 결과이고 역사적 결정”이라며 “당내 기반이 부족한 박용진이 본선에 올라가는 것은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 이기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간절함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확 달라진 민주당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집단 지성”이라며 “역사적 선택을 해주신 국민 여러분, 동지 여러분들의 마음을 잘 받아 안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주요 당직을 맡아 활동하며 당내 기반을 닦아왔다. 최근 조응천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막판 지지 선언이 예비경선 통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얼굴, 강훈식을 본경선 3인 안에 들게 하는 파격을 선택하셨다”며 “예비경선의 결과는 민주당이 변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갈등과 계파를 넘어 통합 정치가 시작된다는 증거”라며 “윤석열 정부와 거침없이 맞설 새로운 40대 기수의 등장이다.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예비경선이 마무리되면서 민주당의 당권 레이스는 이재명 의원과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인 박용진·강훈식 의원과의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이재명 의원이 ‘어대명’이라는 예측대로 이변 없이 당권을 획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박용진·강훈식 의원의 후보단일화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용진 의원은 예비경선 이전부터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박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에서 “어제 강훈식 의원과 통화를 했고, 강 의원도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강 의원을 만날 생각”이라며 “(단일화 방식은)당심, 민심을 반영하는 어떤 방법이어도 좋다. 실무 협의 단위도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해서 논의에 착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단일화를 하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한 표의 플러스 마이너스가 아니라 역동성이 작동되기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의원은 예비경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원칙적으로 예비경선 이후에 단일화를 논의하자고 했으니 저도 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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