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지난 12일 안철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지난 12일 안철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권성동 체제’에 힘을 싣는 메시지를 내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중앙윤리위원회가 최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리자 권성동 원내대표를 ‘원톱’으로 하는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당 내에서는 당 대표의 직무정지 상태를 ‘사고’로 해석해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는 의견과 ‘사고’가 아닌 ‘궐위’로 해석해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당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의원총회를 통해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권 대행이 ‘사적 채용’ 논란 관련 부적절한 발언과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 등으로 리더십이 흔들린 상황과 맞물려 더욱 거세졌다. ‘조기 전대론’을 주장하는 측은 비정상적인 임시 시스템으로는 현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 체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 그렇지 않아도 당내 사정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 목소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학생, ‘조기 전대’보다 시간 더 필요할 것” 분석도 나와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권성동 체제’에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안 의원은 조기 전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하루 빨리 대한민국의 복합 위기를 극복할 최고사령탑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뭉쳐야 할 때”라며 “여당은 의원총회에서 결의한대로, 현 당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당 대표의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 조기 전대론은 주장하더라도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며 “지금 당장은 당 지도부를 포함한 집권당의 구성원들은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모범을 보이고, 내부에서부터 일치단결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권성동 체제’에 힘 싣기 행보를 보인 것은 대선 이후 국민의힘에 합류한 안 의원이 이른 시일 내에 전대를 개최하는 것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취약한 당내 기반을 확대해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 대행, 장제원 의원과 주파수를 맞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 의원은 최근 조기 전대론에 대해 “권 대행 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또다른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조기 전대를 치러서 다시 정상적인 지도부 체제로 가야 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우리 당헌당규에 의하면 이것은 궐위가 아니고 사고라고 봐서 권한대행 체제가 아니고 직무대행 체제다, 이렇게 된 것”이라며 “ 그렇게 의총에서도 결론이 났고 저도 그 결론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권한대행 체제는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하고 있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과연 우리 당이 지금 당헌당규에만 부합하면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것이고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이냐”라며 “차기 총선 이제 1년 반 남짓 남았는데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냐. 그런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조기 전대 개최에 방점을 찍었다.

이와 관련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YTN에서 “김기현 의원의 경우는 오랫동안 그 학교를 다닌 그리고 학급에서 반장도 해 본 학생이라고 볼 수 있는데, 김 의원 같은 학생 입장에서는 가을에 운동회 할 거 봄에 당겨보자 이런 주장을 할 수 있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안철수 의원은) 전학 온 입장에서 운동회를 나를 위해서 당겨다오 이렇게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고, 또 실제로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두더라도 안 의원 같은 경우는 시간이 더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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