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오뚜기라면지주-오뚜기물류서비스 흡수합병
오뚜기라면-오뚜기물류서비스 100% 지분 자회사化
매출 대부분 오뚜기로부터 발생…자산 5조원 넘으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함영준 회장, 오뚜기라면 배당수익 12억원 대신 오뚜기 지분 획득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오뚜기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오뚜기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오뚜기그룹이 지배구조를 개선하면서 경영 합리화를 꾀하지만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위험도 올라가고 있다. 국내 계열사 자산 합계가 5조원을 넘을 날이 멀지 않아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 18일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오뚜기는 이번 합병을 통해 핵심 원재료와 중간제품 등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또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지주의 지분 37.70%, 오뚜기라면지주는 오뚜기 지분 6.82%를 보유하고 있는 상호출자구조도 이번 합병을 통해 해소된다.

오뚜기는 지난 2017년 오뚜기삼화식품, 2018년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 2020년 오뚜기제유지주, 오뚜기에스에프지주 등을 흡수합병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해왔다.

오뚜기그룹 국내 계열사 자산합계. / 그래픽=김성화 기자
오뚜기그룹 국내 계열사 자산합계. / 그래픽=김성화 기자

이번 합병은 리스크도 함께 안고 있다. 오뚜기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오뚜기그룹 16개 국내 계열사의 자산 합계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총 4조5684억원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집단 중 자산 합계가 5조원 이상인 곳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은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 집단이면서도 총수일가의 지분이 20%이상인 계열사와 그 계열사가 50%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까지다.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이 23.74%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친인척 지분을 더하면 40.1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는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오뚜기라면과 오뚜기물류서비스를 100% 지분을 가진 종속회사로 두게 됐고, 이 두 회사는 오뚜기와의 내부거래가 매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뚜기-오뚜기라면지주-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 합병안. / 그래픽=김성화 기자
오뚜기-오뚜기라면지주-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 합병안. / 그래픽=김성화 기자

지난해 8월 오뚜기라면지주의 제조사업부분을 분할해 설립된 오뚜기라면은 지난해 2034억원 매출액 중 대부분인 2011억원을 오뚜기로부터 올렸다. 또 지난해 매출원가 1902억원 중 상림식품 242억원, 오뚜기 154억원, 풍림피앤피 130억원 등 계열사로부터 매입금액이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660억원이다.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물류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난 2020년 12월에 설립했다.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지난해 1818억원 매출 중 오뚜기가 절반이 넘는 1075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전체로 보면 내부거래 매출액이 1347억원이다.

두 회사는 분할 전 사업을 그대로 이어 받는 모습이다. 오뚜기라면지주는 제조사업 분할 전인 2020년 5571억원 매출액을 오뚜기로부터 올렸고, 지난해 2923억원 어치를 거래했다. 이를 오뚜기라면과 합하면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는 지난해 사업활동이 전혀 없었다. 대신 오뚜기물류서비스가 기록한 수치는 2020년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가 보여준 수치와 비슷하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함영준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오뚜기-오뚜기라면·오뚜기물류서비스로 이어진 구조로 변하면서 오뚜기가 오뚜기라면·오뚜기물류서비스와 행하는 거래 관계도 부상할 수밖에 없다.

함영준 회장으로서는 일정 부분 수익을 포기하는 측면이 있다. 함 회장은 오뚜기라면지주 지분 24.70%를 가지고 있었고, 지난해 오뚜리라면지주는 55억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오뚜기라면지주가 매년 50억원 정도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함영준 회장은 약 12억원 정도 배당금 수익을 가져 갔었다. 함 회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오뚜기라면지주가 준 배당수익을 오뚜기로 귀속시키지만 대신 오뚜기 지분을 얻는 셈이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뉴스워치>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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