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차기 총선 반드시 승리, 이기는 민주당 만들겠다”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결국 8·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결행했다. 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당 내에서는 친문을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의원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전대 불출마 압박이 거셌다.

이에 이 의원은 당 내 반대 목소리를 의식해 전대 출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해왔으나 결국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후보 등록 첫날이었던 지난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뢰와 기대 속에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라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제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며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며 “많은 분이 저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하며 당대표 도전을 말렸다. 저 역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도, 지선 승리도, 대선 승리도 요원하다”며 “사즉생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 몸을 던지고, 국민의 집단지성에 저의 정치적 미래를 모두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분열·사법 리스크’ 우려 불식 가능할까

이 의원이 ‘책임 정치’를 명분으로 내세워 전대 출마를 공식화했으나 그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 친문 핵심은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었다. 이에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비명계와의 갈등을 풀지 못한다면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계파 갈등 심화’ 우려를 의식해 “계파정치로 성장하지 않은 저 이재명은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며 “선거마다 유령처럼 떠도는 ‘계파공천’, ‘사천’ ‘공천 학살’이란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통합’ 의지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명계의 견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건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친이재명, 반이재명 이렇게 나뉜다. 반명에 속하는 사람들이 나는 더 많다고 보기 때문에 이걸 그냥 두면 당이 심각한 혼란에 빠진다. 그걸 막아야 할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분열이 더 심화될 건데 그래서 총선을 어떻게 치를 것이냐”라며 “총선에 실패하게 되면 결국은 대통령 선거도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따라서 지금은 이재명 의원이 좀 쉬어야 된다. 이게 대부분의 의원들이 갖고 있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에서 부각시키고 있는 ‘사법 리스크’도 이 의원에게는 최대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비롯해 이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검·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이)의도한 대로 대표가 된다한들 당 대표가 본격적으로 수사 대상이 되면 당이 민생에 전념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치부될 것”이라며 “강훈식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강훈식은 계파간 갈등과 당내 분열을 극복하여 당을 통합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의원은 전날 출마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 리스크’ 주장에 대해 “수사는 밀행이 원칙인데 동네 굿하듯 하고 있다”며 “그게 굿하는 무당인지 수사하는 검경인지 잘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그에 동조해서 검경이 수사하고, 그걸 무슨 사법 리스크라고 한다”면서 “고발당하면 사법 리스크인가. 3년 6개월 동안 수사해서 무혐의로 처리된 것을 또 수사한다고 압수수색 쇼를 한다”고 반발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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