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진행해오던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잠정 중단한 지 하루 만에 재개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1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11명이다. 출입기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대통령 경호처의 강력 권고에 따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메시지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언급한 발언이 논란이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에 대해 “코로나 재유행을 핑계로 한 대국민 소통 중단”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이 같은 비판 목소리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중단 조치 하루 만인 12일 오전 대통령실 출근길에 예정에 없었던 도어스테핑을 즉석에서 재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7∼8ｍ 정도의 거리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멀리서 인사를 하자 잠시 멈춰 선 뒤 “여러 분이 코로나 확진되고 해서, 여러분들 가급적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청사에 근무하는 분들 안전을 지키려고 했는데, 다들 나오신다”라며 말을 건넸다.

이에 한 기자가 “이 정도 거리에서 도어스테핑을 하는 것은 어떠신가”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이 “뭐 물어볼 것 있으면 물어보라. 한 개만 하고 들어가자”라고 답하면서 예정에 없었던 도어스테핑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방역 조치 관련 질문에 “어제 질병관리청장, 국가 감염병 대응위원장, 복지차관이 와서 회의를 했는데 내일 국무총리 주재 중대본 회의에서 기본 방침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업무 보고에서 언급한 당부 사항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민생이 경제 위기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오늘 너무 많이 묻는데”라고 말했고, ‘내일도 도어스테핑을 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거야 하면 안 되겠어요? 여러분 괜찮으면 며칠 있다가 (포토라인) 칩시다”라고 답했다.

여당 “국민과 소통은 계속” 평가, 일부 회의적 목소리도

윤 대통령이 중단 하루 만에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것은 소통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여당도 힘을 실어줬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다시 한 것에 대해 “제가 윤 대통령을 뵙고 도어스테핑에 대해 대화를 여러번 나눴다”며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국민과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과 소통 수단으로 도어스테핑을 선택한 것”이라며 “대통령실 내에서 리스크 등 의견을 제시하면서 조금 축소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건의를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그때마다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 설령 리스크가 있고 부담이더라도 이걸 지속하는 게 맞다고 하면서 참모들 건의를 일축했다는 말씀을 했다”며 “어제는 대통령실(출입기자단) 내에서 10명 이상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경호처에서 말리는 바람에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어스테핑이 됐든 어떤 방식이 됐든 국민과 소통은 계속하리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는 회의적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도어스테핑이 계속된다면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기자 소통이 활발한 대통령이 되시겠지만…글쎄요, 꼭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