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코로나19 확산,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진행해오던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잠정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가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되면서 ‘용산 시대’의 막이 올랐다. ‘용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도어스테핑은 윤석열 정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도어스테핑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역대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도어스테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소통 능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내놓은 발언들이 논란이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절제되지 않은 발언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더해 도어스테핑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야당 “코로나 재유행 핑계로 대국민 소통 중단” 비판

이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입장을 표명했다. 대변인실은 11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대변인의 브리핑 역시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 대통령 행사의 영상과 사진 등은 전속(대통령실 직원)을 통해 신속히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실은 “또 기자들의 궁금증을 수시로 받아 최대한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기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당초 그동안 기자들의 자율 취재로 진행되던 도어스테핑을 이날부터 풀 취재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잠정 중단 조치를 내렸다. 대통령실은 코로나19 재확산을 그 이유로 들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메시지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재유행을 핑계로 한 대국민 소통 중단”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코로나 재유행 상황을 고려해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며 “(일부 여론조사에서)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30%대에 그쳤다는 발표가 있는 오늘, 그 시점이 매우 공교롭다”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코로나를 핑계로 국민과의 소통을 중단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과의 불통이란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철저한 과학방역 대책을 마련해 도어스테핑을 대체할 수 있는 국민소통 시스템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에 대해 “저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윤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약속했고 즐기시는 분이다. 말 그대로 코로나 때문에 임시로 중단하신 것 아닌가,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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