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전 정권 지명 장관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실 인사’ 비판에 대해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일부 후보자들이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인사와 비교하며 자질 측면에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 부실인사, 인사실패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 검증이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지적에는 손가락을 흔들며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시라.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승희 전 후보자 거취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점(전문성과 역량)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한다”면서 “도덕성 면에서도 이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을 보면 비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었다.

야당 “대통령 인식 유감”, 여당 내에서도 “달라져야” 비판 목소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승희 전 후보자는 지난 4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39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지난 5월에는 김인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장학금 가족 특혜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편입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박순애 부총리의 경우는 ‘음주운전, 연구 부정, 조교 갑질’ 등의 의혹이 제기됐지만 임명됐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과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후보자의 입장’을 내고 “후보자는 2014년 회식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참석한 분들을 불편하게 한 사실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과오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부실 인사 비판을 일축하자 “오만한 인식”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부실 인사로 보건복지부 장관후보자가 두 번째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대통령의 인식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무엇이 대통령에게 이런 오만한 확신을 심어주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정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자화자찬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 자신도 전 정권에서 임명된, 훌륭한 인사는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에서 국민은 위안을 찾아야 하나”라며 “윤 대통령이 이런 오만한 인식을 내려놓지 않는 한 인사 참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인사 참사의 원인이 자신임을 돌아보고 지금이라도 국민께 사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여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며 “여야가 오십보백보의 잘못을 저지르고 서로 내로남불이라 지적하는 작금의 상황은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시행착오였다고 생각한다”며 “건전한 비판에 의한 자정 능력만 잃지 않는다면 얼마든 대기만성의 결실을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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