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과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간의 대립 전선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6·1 지방선거 참패 후 민주당 내에서는 세대교체론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를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이재명 의원에 대한 견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97그룹’ 중 주요 당권 주자로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전재수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됐으나 이들이 당권 도전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세대교체론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친문 핵심 가운데 유력 당권 주자였던 전해철·홍영표 의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 등이 전대 출마 의사를 접은 이후 97그룹 인사들의 전대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강병원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위기,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한다”라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용진 의원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 그것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라며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강훈식 의원은 오는 3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재수 의원과 박주민 의원도 출마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전 의원은 1일 CBS 라디오에서 “늦어도 다음 주 금요일 전까지는 입장 표명도 하고, 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말씀을 들으며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들 이외에도 ‘86그룹’인 김민석·정청래 의원과 이낙연계 5선 중진 설훈 의원도 이미 당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재명 전대 출마 강행 전망이 대체적 중론’ 분석도 나와

전대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재명 의원은 아직까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3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어떠한 결정을 할 상황이 아니라 의원님들을 포함해 당원들,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열심히 듣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 내에서는 이 의원이 당 내 일각의 전대 출마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결국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의원이 출마를 결행하고, 97그룹의 출마 러시가 계속되면서 세대교체론이 탄력을 받을 경우 민주당의 8월 전대 구도가 ‘이재명 대 97그룹’ 간의 대결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립 성향의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의원이 전대 출마를)강행할 것 아니냐라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라며 “좀 단순화시켜 보면 '이재명 대 97' 그런 구도로 보여질 수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의원에 맞서 97그룹 주자들을 비롯한 비이재명계가 교통정리를 통해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설훈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종내에는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모든 후보가 단일대오를 이뤄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