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박성민 “일신상의 이유로 당 대표 비서실장직 사임”

‘친윤’ 박성민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사퇴했다./연합뉴스
‘친윤’ 박성민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사퇴했다./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내달 7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 비서실장직에서 사퇴했다.

박 의원은 30일 언론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늘 저는 일신상의 이유로 당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중앙선거대책본부의 조직본부장을 맡았던 박 의원은 당내에서 ‘친윤계’(친윤석열)로 분류되는 인사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직후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기용됐으며,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 대표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전화를 걸어 박 의원에게 직접 비서실장직 수락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 역할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윤대통령의 손절, 친윤의 이준석 고립작전’ 해석 나와, 이준석 “그런 내용 없었다”

박 의원이 사퇴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의 사퇴는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손절’을 의미한다는 해석부터 친윤 그룹의 이 대표 ‘고립 작전’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준석 고사작전”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참 젊은 청년으로 보수당의 대표가 돼서 정권교체에 성공했고 지방선거에 압승을 했지만 태양은 둘이 아니다. 하나다”라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이준석 당대표는 견딜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친윤 비서실장까지 오늘 사퇴를 해버렸으면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박성민 실장의 사의 표명은 이 대표에게 알아서 그만두라는 대통령의 신호처럼 느껴지나’라는 질문에는 “저는 그렇게 본다”고 주장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에서 ‘박 실장의 사퇴로 이준석 대표가 점점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저는 박성민 비서실장을 옆에서 보면 많이 힘드시겠구나. 그냥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 결정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그냥 인간적으로도 느끼고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맥스터 현장 시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의 비서실장 사퇴에 대해 “어제 박 실장이 울산 지역구에 있다가 제가 포항에 있어서 실제로 같이 와서 얘기했다”며 “박 실장에게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들었고 제가 박 실장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사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의 사퇴를 두고 ‘윤심이 떠난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뭐 그런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어제 박 의원과의 대화에서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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