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최근 공개·비공개 회의서 여러 차례 ‘설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공개 회의 석상에서 연이어 공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이 대표가 회의실에 모습을 나타내자 먼저 도착해 있던 배 최고위원이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의 손을 밀어내며 뿌리쳤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다른 회의 참석자들과 인사한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며 이 대표의 어깨를 ‘툭’ 치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는 배 최고위원이 48개 지역구에 대한 조직위원장 공모와 관련해 공천 문제를 거론했고, 이에 이 대표는 조직위원장 임명과 공천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입씨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 최고위원은 “좋은 이야기를 하면 대표가 들으라”고 쏘아붙였고, 이 대표가 “어디다 지적질이냐”고 언성을 높이면서 설전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충돌은 최근 공개·비공개 회의에서 여러 차례 노출돼왔다. 지난 20일 최고위 공개 회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모두 발언에서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라며 최근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오간 내용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이 “현안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공개 반발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일각선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토로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문제를 놓고 얼굴을 붉혔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 의원이 추천한 인사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이 대표가 안 의원에 대해 “땡깡부린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배 최고위원은 안 의원이 추천한 인사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저희가 생각해도 졸렬해 보인다”고 말하자 이 대표가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라고 발끈하며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 시작 전에는 배 최고위원이 조금 늦게 도착한 이 대표에게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고, 이 대표는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살짝 손만 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앞서 혁신위원회 의제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지난 13일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이 대표가 최고위에서 혁신위 출범을 결정할 때 논의되지 않았던 ‘공천 개혁’ 의제를 상의 없이 추후에 포함시켰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참여하겠다고 나서겠느냐”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배 최고위원이 인수위 대변인을 맡았었다는 점에서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이 대표 간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의 충돌이 계속되자 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24일 MBC 라디오에서 “지금 다 그것 때문에 걱정하고 있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며 “옆에 있는 우리가 더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배 최고위원이 친윤계의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대신 표출하고 있다는 시선에 대해서는 “지금 (윤리위 등) 이 모든 상황이 이준석 대표를 내쫓으려고 하는 거다라고 지금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쳐다보고 있다”며 “그런 시각으로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니까 그 얘기도 그중에 하나겠지”라고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당황스럽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저게 참 그렇다”라며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노출됐다는 거, 그것이 안타까운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자신이 만든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한 질문자가 이준석 대표가 배현진 최고위원의 손을 밀어내는 동영상을 게재하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견해를 묻자 “놀고 있네”라는 짧은 답변으로 비판 입장을 보였다.

홍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경쟁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YTN라디오에서 “당내에 다양한 의견 표출이 있고 또 공당이기 때문에 의견이 전부 하나의 의견이 있을 수는 없지 않나”라며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방식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있었지만 늘 활발하고 다양한 당의 의견 수렴 과정이다, (이렇게) 봐주시는 건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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