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전해철 ‘전대 불출마 선언’, 재선 의원들은 ‘불출마’ 요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친문계를 비롯한 비명계에서는 ‘이재명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며 사실상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불가론’을 설파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전대 불출마 압박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이 의원이 전대에 출마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송갑석 의원은 지난 22일 재선의원 모임을 마친 뒤 ‘민주당 전당대회에 관한 당 재선의원 입장’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의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이번 전대가 계파 간 세력 싸움이 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문에는 48명의 재선 의원 가운데 34명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의원들의 입장문을 두고 이재명 의원과 친문 핵심인 홍영표·전해철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사실상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친문계 핵심 가운데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전해철 의원이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서자 이재명 의원의 동반 불출마 압박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의견들 가운데, 후보 당사자를 포함한 일부 의원에 대한 불출마를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며 “당을 생각하는 고심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름대로의 방안을 찾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한 진정성으로 이해하고 취지에 동의한다”며 “따라서 저는 이번 전대에 불출마하고, 민주당의 가치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나갈 당 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재명의 선택은?…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있는 상황”

친문계인 김종민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에서 전해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홍영표 의원도 불출마를 고민하는 것은 ‘이재명 의원도 같이 2선으로 가자는 뜻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의원도 거기에 해당되겠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상징적인 대표적 인사들에 대해서 이번에 내려놔 달라, 이렇게 재선 의원들이 요구를 한 것”이라며 “여기에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분들에 대해서 우리 의원들이 촉구를 하는 건지는 다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명계를 중심으로는 이 의원이 전대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친명계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대표에 나서서 다시 당을 재건하는 게 책임지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가장 큰 자산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다. 당이 지금 무너진 것 아닌가.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나 모르겠다. 여러분들끼리 잘 알아서 해봐라, 이건 정말 무책임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을 향한 전대 불출마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 의원의 고민도 날로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의원은 아직까지는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전당대회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라며 명확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내 반대 목소리를 의식해 이 의원이 아직까지는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보였던 ‘정면 돌파’식 ‘정치 스타일’에 미뤄볼 때 결국 전대 출마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이 안 됐다”며 “(이 의원이)당내에 다양한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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