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혁신위원회라는 예쁜 포장지로 싸여져 있지만, 사실은 공천이라는 핵폭탄을 담고 있다. ‘이것은(혁신위원회) 예쁜 것인데 왜 그러느냐?‘ 하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안에 내용물이 무엇인지 짐작하는 여의도의 정치인들은 ’그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팔딱팔딱 뛰는 것이다. 둘 다 틀렸다고 할 수 없다. 혁신위원회라는 조직을 통해 당을 혁신해야 하는 것도 맞고, 공천이라는 핵폭탄급 내용물을 보고 당사자들이 화들짝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공천개혁을 이야기해야만 한다. 정당 역사상 공천이 문제 되지 않은 적이 없다. 공천이 예측가능해야 정치의 문턱이 낮아지고 공정을 담보할 수 있다. 늘 밀실 공천에 그 결정권은 당 최고 지도부만의 전유물이 되다 보니 공천이 불공정의 온상이었다. 또한 항상 총선에 임박하여 공천 룰 자체가 결정되다 보니 공천룰을 정하는 것부터가 전쟁이다. 김무성 대표의 ‘옥쇄런’은 유명한 공천 전쟁의 일화다. 정말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정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공천 전쟁이다. 때문에 2년이라도 남은 상황에서 공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맞다.

어차피 공천 이이기는 하게 된다. 미리 그 룰을 정하고 그 예측 가능한 룰 안에서 선수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경기장을 세팅해 주어야 한다. 적어도 선수들이 예측 가능한 경기장에서 1~2년은 준비하고 경기에 임해야 하지 않겠나. 당장 만들어진 경기장에 룰에 맞는 선수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다보면 사고가 난다. 늘 깜짝 인재 영입으로 스토리 있는 사람을 찾고 청년을 찾고 이용하고 버려왔는지 셀 수도 없다. 그러다 꼭 사고가 난다. 국민의 힘 민주당 정의당 할 것 없이 인재 영입 케이스가 ‘미투’에 걸리고 ‘성비위 논란’이 생기고, 다사다난 했던 지난날들이다.

공천 룰에 맞춰 오랜 기간 준비되고 검증된 후보가 선거 링 위에 올라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 혁신위원회를 꾸려 공천 이야기를 하기에는 오히려 아주 적기이다. 이준석 대표가 혁신위원회를 통해 자기 정치를 하고, 자기 조직과 권력을 만들기 위해 공천룰 바꾼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기우라 생각한다. 사실 이때까지의 여의도 정치가 그런식의 정치를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것이라 의심하고, 분명 저의가 있을 것이라 의심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악순환을 반복할 것인가. 누군가는 그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오해를 사며, 욕을 먹으며 그 습관을 끊어내는 일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 물론 그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고, 하는 모양새가 마음에 내키지 않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하여도 지금 다른 방도가 있나. 일단 믿고 가도록 해 보는 수밖에.

의심의 눈초리와 논란에 대해 대처하는 이준석 당대표의 태도가 마뜩치는 않다. 하지만 나는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태도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혁신이라는, 공천 개혁이라는 그 내용에 집중하여 그것을 이루어내기에도 바쁘다. 혁신위원회에서 정말 그간의 공천에 대한 악습을 끊어내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시스템. 예측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낸다면 이것은 정말 혁신을 넘어선 혁명이 될 것이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권력에 맞서며 올바른 소리를 대쪽같이 해 냈던 그다. 당에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는 부분은 밀고 나갈 것이라 본다. 오히려 여의도에 오래 있었던 정치인 마인드가 아닌, 여의도 밖 대중들이 정치를 바라본 그 시각으로 혁신위를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

대중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공천이라는 것은 첫째, 오픈형 공천이다.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오픈 할 수 있는 투명한 공천이다. 밀실에서 자기들끼리 협작하여 발표하는 공천 방식이 아닌, 그 과정을 공개하고 누구나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공정한 공천이다. 공천의 룰이 누구 개인이거나 특정 집단의 편향적인 주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민주적 방식의 의견 합치가 이루어지는 공정한 방식이어야 한다. 셋째, 예측가능한 공천이다. 지금 정해진 룰을 그 다음 당대표가 바뀐다고 해서, 권력 주도층이 바뀐다고 해서 또 이랬다 저랬다 해서는 안 된다.

정해진 룰에 대해서는 애초에 당헌당규로 못 박고 적어도 2년 뒤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혼란스러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공천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이번 혁신위는 이때까지의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았던 여타 혁신위와 차원이 다른 클라스가 될 것이다.

손수조
손수조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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