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이준석의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반발 목소리도 표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이르면 이번주 출범할 예정인 혁신위원회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지면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일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최재형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며 혁신 이슈 선점에 나섰다.

그러나 혁신위가 공천제도 개혁을 주된 의제로 내세우면서 일각에서는 2024년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이 대표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견제 작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혁신위 ‘공천제도 개혁’ 의제 포함 논란, ‘1호 혁신위원’ 천하람 “사조직 불가능” 반박

지도부 내에서도 혁신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사조직’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는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수위 대변인을 맡았던 배현진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최고위에서 혁신위 출범을 결정할 때 논의되지 않았던 ‘공천 개혁’ 의제를 상의 없이 추후에 포함시켰다는 점을 지적하며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참여하겠다고 나서겠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 그룹 인사인 정진석 의원이 혁신위와 관련해 비판적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정진석 의원은 지난 8일 KBS 라디오에서 “혁신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혁신, 개혁, 변화 언제든지 좋은데 갑자기 화두만 던지고 (이준석 대표가)우크라이나로 가버리셨기 때문에 이 혁신이 무슨 혁신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혁신위)구성도 두 분이 나오는데 일단은 이준석 대표와 아주 가까운 분들인 것 같다”며 “그러니까 최재형 위원장, 천하람 위원으로 보면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 나머지 분들이 어떻게 채워질지는 두고 봐야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용태 최고위원 추천으로 ‘1호 혁신위원’으로 합류하게 된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관련 견제 목소리에 대해 반박을 가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14일 BBS 라디오에서 “배현진 의원이 그런 말씀 덧붙이셨더라.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 가기 전에 혁신위에 대해서 이야기는 했지만 공천 관련해서 다룰 거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이제 공천 관련해서 논의를 한다고 해서 대표의 사조직이 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천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의 임기 이후에 있는 총선에서 이 대표의 공천 지분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사실 없고, 뭔가 공천에 대한 개혁이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서 현재 기득권을 갖고 계시는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분들이 다소 조금 과하게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조금 이해가 안 되는 게 이게 이준석 대표의 사조직이 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며 “배현진 의원 본인도 (혁신위원) 추천권을 행사했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이준석 대표와 결이 다른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추천권을 행사한다면 다양성이 저절로 확보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이준석 대표는 지난 12일 KBS 일요진단에서 “저는 혁신위든 공천관리위든 어떤 조직이든 장을 맡기고 위임하면 그 내용에는 터치하지 않는다”며 “공천 룰에 대해서는 너무 민감하게 생각 안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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