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발족 추진하자 ‘친윤 그룹 세몰이’ 평가 나와

지난 4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 친윤계 의원들 주축으로 의원모임 ‘민들레’(가칭) 발족이 추진되면서 ‘친윤 그룹’ 세력화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공동취재]
지난 4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 친윤계 의원들 주축으로 의원모임 ‘민들레’(가칭) 발족이 추진되면서 ‘친윤 그룹’ 세력화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공동취재]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주축으로 대규모 의원모임 ‘민들레’(가칭) 결성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수위 시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지낸  이철규 의원과 정무행정사법 분과 간사를 맡았던 이용호 의원이 당내 의원실 전체에 의원모임인 가칭 ‘민들레’ 출범 소식을 전하고 가입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

‘민들레’는 민심 들어 볼래(레)의 약칭으로, 널리 퍼지는 민들레 씨앗처럼 곳곳에서 민심을 파악하겠다는 의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 플랫폼 형식으로 운영될 예정인 이 모임을 통해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가 유기적으로 소통과 협력을 하고,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견인하겠다는 취지다. 현재까지 당내 의원 30여명의 참여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들레 모임 발족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친윤 그룹의 본격적인 세몰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이준석 “사조직” 권성동 “발족 안하는 게 좋겠다”, 장제원 “오해”

이준석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들레에 대해 “당정청(당정대)간 연결 기능을 누가 부여했나”라며 “당정청 연계 기능을 담당하는 공조직은 구성돼 있는데, 그것에 해당하지 않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은 사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당정청 간 공식 통로로서의 연결 기능을 누가 부여했고, 그 부분은 ‘정’이라고 할 수 있는 총리와 상의가 된 것인지, 상의가 됐다면 야당의 공격을 유발할 수 있고 상의 되지 않았다면 해당 집단의 희망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어떤 취지의 모임인지 딱히 와닿지가 않는다”며 “이미 공식적 경로로 당정대 협의체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따로 사조직을 구성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순수한 공부모임’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이름이 거론된 여러 의원들하고 제가 통화해 봤더니 너무 기사가 오버해서 나간 거다 이렇게 다 얘기하더라”며 “어쨌든 이렇게 보도가 됐고 자칫 잘못하면 오해받을 수 있으니까 발족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제 의견은 전달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공식 당정협의체가 있다”며 “그런데 별도로 국민이 오해받을 수 있는 그런 의원들의 모임은 저는 부적절하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민들레를 ‘사조직’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 “그래서 뭐 꼭 그런 건 아닌데 자칫 잘못하면 계파 얘기가 나올 수 있고 또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저는 방해가 된다고 보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때나 이명박 정부 때도 소위 말하는 이런 모임들이 있었는데 결국 이게 당의 분열로 이어져서 그다음에 정권 연장의 실패로 이어진 예가 많고 당이 몰락의 길로 간 예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이거(민들레)는 뒤로 확인해 보니까 순수한 공부 모임이더라”며 “그런데 기사 내용을 보면 이게 공부 모임을 넘어선 것처럼 비친다. 단순한 공부 모임 이상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은 자제하는 것이 맞다. 그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들레 모임에 참여하는 장제원 의원은 ‘친윤 세력화’라는 평가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윤핵관’의 대표 격인 장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우리 당 소속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아침 개방형 의원모임에 한 명의 멤버로 참여 의사를 밝혔을 뿐”이라고 피력했다.

장 의원은 “제가 확인한 의원 모임의 취지는 정치 현안이나 정책 사안에 대해 의원들이 소통하고 토론해서 민심을 받드는 아침 모임으로 알고 있다”며 “정우택 선배님, 조해진 의원님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며 “오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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