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이재명 책임론’ 집중 제기… “지선 패배, 이재명·송영길 출마 결정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책임론을 둘러싼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친문 진영이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자로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목하고 공격을 본격화하면서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친문 의원들은 대선 패장인 이재명 고문이 대선 후 곧바로 출마 명분이 약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것이 지방선거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비판을 가했다.

친문인 김종민 의원은 3일 MBC 라디오에서 “대선 때 진 패장 후보가 한 달도 채 안 돼서 다른 선거에 나가서 ‘난 잘못 안 한 것 같다’, 그리고 그때 선거를 이끌어서 죄송합니다라고 사퇴한 당대표가 그게 아닙니다, 이러면서 다시 또 선거에 나가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가 민주당으로서는 정말 참사가 됐는데 가장 큰 원인이 이재명·송영길 두 분이 한 달 만에 출마한 게 저는 결정적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더이상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식으로 뭉개고 가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대선 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지도부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된 이재명 고문을 향해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재명 혼자만의 책임인가, 당 전체 책임” 목소리도

이재명 고문 측은 친문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는 책임론에 대해 공개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불쾌감도 표출되고 있다.

이 고문의 측근 그룹 ‘7인회’에 속하는 문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선거의 패배가 이재명 책임이라고? 그만들 좀 하시죠”라고 쏘아붙였다.

문 의원은 “대통령 취임 23일 만에 치르는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한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오셔서 총괄선대위원장을 하셨다 한들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 서로를 위로해 주고 반성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은 이재명 고문이 아닌 당 전체에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정개특위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 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 “이재명 혼자만의 책임인가”라며 “그건 뭐냐 하면 이재명이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우리가 반성하자고 하면서 누구를 지적을 한 것은 당이 잘 되자고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없고 이 당에서 우리가 당권을 장악하겠다고 하는 그 의지가 노출이 된 것”이라며 “대선, 이번 지방선거에는 지도력이 우왕좌왕하고, 당의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당 전체가 다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향후 이재명 고문이 8월 전당대회 출마로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계파 갈등으로 계속 극심한 내홍을 겪다가 최악의 경우 분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고문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저는 그 문제는 상식적인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은 ‘이번 선거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당권은 도전하지 않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보는 건가’라는 질문에는 “저는 그렇게 본다”며 “그것이 우리 당원이나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좀 더 봐야 되겠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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