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국민의힘 12곳, 민주당 5곳 승리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1일 오후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개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1일 오후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개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대선 2라운드’로 불려온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3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치러지면서 국민의힘의 ‘국정 안정론’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부 견제론’이 정면 충돌했다.

그러나 민심은 ‘국정 안정론’에 힘을 실어주고 지난 4년 동안 지방 권력을 잡고 있던 민주당에게는 회초리를 들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수도권을 비롯한 14곳을 휩쓸었고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은 대구와 경북 2곳, 무소속이 제주 1곳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는 정반대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가운데 12곳(서울 오세훈, 인천 유정복, 충남 김태흠, 충북 김영환, 대전 이장우, 세종 최민호, 강원 김진태, 부산 박형준, 울산 김두겸, 경남 박완수, 대구 홍준표, 경북 이철우)에서 승리했고, 민주당은 5곳(경기 김동연, 전남 김영록, 전북 김관영, 광주 강기정, 제주 오영훈)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펼쳐졌다. KBS·MBC·SBS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으로 김동연 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고, 개표가 진행되는 내내 김은혜 후보가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개표율을 95% 넘긴 2일 오전 5시32분경 김동연 후보가 역전에 성공하면서 최종 개표 결과 김 후보(49.06%)가 김은혜 후보(48.91%)를 8,000여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5곳(대구 수성을 이인선, 경기 성남 분당갑 안철수, 강원 원주갑 박정하, 충남 보령·서천 장동혁, 경남 창원시 의창구 김영선), 민주당이 2곳(인천 계양을 이재명, 제주 제주을 김한규)에서 승리를 거뒀다.

尹정부 국정운영 동력 마련, 민주당은 소용돌이 속으로

국민의힘이 완승을 거두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에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국회 내에서 수적 열세에 있는 국민의힘도 정국 운영에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막판 대역전을 이룬 만큼 국민의힘이 정부 견제론 민심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2년 전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그것에 도취해 일방적인 독주를 하다가 2년여 만에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며 “정말 겸손한 자세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의 의미는 결국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하도록 해달라는 저희 호소에 국민들께서 신뢰를 주신 것”이라며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해 저희가 혁신과 개혁의 기치를 내려놓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최고위원들과 함께 당의 혁신과 개혁을 가속하기 위한 고민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여야 협치를 위해서는 1년 전에 민주당이 약속한 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며 “21대 국회 시작부터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차지해 힘자랑만 일삼아온 것은 나비효과가 돼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결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대선 패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에서는 책임론을 놓고 치열한 내부 갈등이 전개될 전망이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지방선거에 완벽하게 패배했다. 불행히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철저하게 실패했다”며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와 쇄신을 미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이 많이 부족했다. 국민여러분의 두 번째 심판 겸허히 수용한다”며 “새로운 민주당으로 더 젊은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며 “국민은 민주당에게 광역단체장 5대 12보다 더 무서운 질책을 주셨다. 특히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었다”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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