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송영길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갑론을박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6·1 지방선거 막판 쟁점으로 부상한 ‘김포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갑론을박을 벌이며 들썩이고 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7일 같은 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김포공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고, 인천 계양·경기 김포·서울 강서 일대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제주도 산업 위축 우려와 민주당 내 엇박자 등을 집중 부각시켜 공격을 퍼부었고, 민주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표출되며 혼선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양금희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30일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가 서울의 대표적 허브공항 김포공항을 버리고, 제주도도 버리고 제주관광도 말살시키겠다고 나섰다”며 “민주당에서도 이미 폐기되었던 김포공항 폐항 공약을 꺼내들고, 서울시민들은 시간과 비용을 더 들여 다른 지역 공항을 이용하라고 하고, 제주까지는 이미 비현실성이 지적된 KTX 해저터널을 연결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이런 상황에 같은 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폐항하겠다는 김포공항에 성남 서울공항 기능을 옮기겠다고 한다”며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와 지역 의원들은 ‘제주미래가 특정 정치인의 발언에 좌지우지된다면 그게 정당한 것인가’ ‘일고의 가치가 없는 내용’이라고 반대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선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이처럼 무개념, 무대책, 무책임한 공약을 말할 수 있나”라며 “대한민국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사항을 지역 유권자들의 의견수렴 없이, 당내 논의도 없이 오로지 혼자 당선되겠다고 이치에 맞지 않는 망상적 공약을 하는 이재명 후보가 섬뜩하기까지 하다”고 맹공을 가했다.

국민의힘 “무책임 공약” 맹공,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 표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광진구 유세 현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놓은 이재명·송영길 후보를 겨냥해 “인천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자격이 없는 게 아니라 정치권에서 퇴출해야 한다”며 “나라 살림을 쉽게 생각하고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투표 직전에 마구 해댄다. 민주당이 하는 행태가 조금씩 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후보를 향해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고속전철로 10여분 거리다”며 “김포 대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제주 관광에 악영향이라니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일까. 알면서도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악당의 선동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아니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 철부지의 생떼인가”라며 “갈라치기 조작선동을 그만하고 합리적 근거에 의한 논쟁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관련 “제주도민과의 합의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면서도 “중앙정부 동의도 필수적이고,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가 당선된다면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송 후보는 “김포공항을 이전해 제2의 판교로 준비하겠다. 주택 40만호 이상을 주변 시세 반값으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며 “해저터널로 KTX 제주노선을 연결해 서울역, 용산역, 창동역, 청량리역, 수서역 어디서든 제주까지 2시간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부정적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당시 송영길 대표가 무지하게 밀었고, 이재명 대선후보도 상당히 관심이 있었다”며 “(대선 때) 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건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슬롯(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은 없다”며 “(대선 이후) 그 몇 달 사이에 그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는 전날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 이전은 국토교통부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돼야 가능하고, 인천국제공항은 제5활주로를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역과 슬롯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결국 여당과 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으로, 윤석열 정부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입장 표명을 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국토부와 국민의힘이 이전 안 하겠다고 하면 끝날 일”이라며 “국민의힘이 냉정하게 처리하면 될 일을 수도권 선거전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정쟁화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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