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은 긴급 기자회견 이후 당내 파열음이 심화되고 있다.

박 위원장의 기자회견 형식과 내용 등에 대해 다른 목소리가 표출되며 자중지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투톱인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의 갈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박 위원장은 25일에도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 다시 한번 반성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박 위원장은 '586(50대·80년대 학번·60대년생) 그룹'인 윤호중 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의 면전에서 ‘586 그룹 용퇴론’도 부각시켰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어제 기자회견 이후에 왜 사과를 자꾸 하느냐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당을 책임진 비대위원장으로서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지기 전에, 신속하게 사과드리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내 다른 목소리 표출, “박지현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

박 위원장은 이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 대선 때 2선 후퇴를 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 은퇴를 밝힌 분은 김부겸 전 총리, 김영춘·최재성 전 의원 밖에 없다. 선거에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순 없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같은 지역구 4선 이상 출마도 약속대로 금지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팬덤정치와 결별하고 대중정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현재의 열세를 만회하려면 읍소전략 밖에 없다. 서울, 경기, 인천 시도지사(후보)와 선대위원장이 공동으로, 반성과 성찰, 당 개혁과 쇄신 방안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하고 국민 앞에 발표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사과하고,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에 대한 대국민 서약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호중 위원장은 선대위 합동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지현 위원장이 언급한 ‘586 용퇴론’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당의 쇄신과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당의 논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박 위원장이 쇄신안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쇄신안이) 당과 협의된 바 없다”며 “(오늘 회견은 박 위원장)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안다”고 거리를 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지현 위원장이 쇄신안 발표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금시초문이고 지금도 따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사실 선거를 앞두고, 불리하니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께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당 내에서도 박 위원장의 긴급 기자회견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며 “새로운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옆에 함께 서겠다”며 “박지현 위원장의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과가 국민들께는 울림이 있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