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매출·영업이익, 최근 3년 증가세 불구 최근 3년 배당 無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3년 새 800억원 가량 증가…국내외 자산 매각까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지난 2017년 락앤락 인수, 현재 보유한 지분 가치는 1/3 수준
올해 말 주식담보대출 만기…주가 낮아 자사주 매입 효과는 '글쎄'

락앤락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락앤락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락앤락이 최근 현금 쌓기에 돌입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부진한 주가를 부양하기 보다는 자산을 늘려 기업가치를 올림으로써 엑시트(Exit)를 할 가능성도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락앤락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913억원이다. 2019년 초 락앤락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1113억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20년 말 1686억원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동안 800억원을 늘렸다.

같은 기간 락앤락은 배당까지 줄이며 현금을 보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배당이 전혀 없다.

락앤락은 지난 2010년 상장 후 2011년 주당 160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배당을 이어 왔었고, 오히려 2016년 주당 500원, 배당총액 270억원, 배당성향 57.7%를 기록할 때까지 배당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런 추세는 2017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하면서 달라졌다. 2017년 락앤락 배당금은 주당 130원으로 낮아졌고 2018년 80원을 마지막으로 배당이 끊겼다.

이유가 없지는 않다. 2016년 4250억원 매출액에 60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락앤락은 이후 매출 증가세에도 영업이익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매출액 4174억원에 영업이익 515억원, 2018년 4343억원에 36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19년과 2020년에는 5000억원 정도의 매출액을 보이고도 영업이익은 200억원대로 낮아졌고, 지난해는 5430억원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325억원에 그쳤다.

다만 과거 배당을 했던 2014년과 2015년 당기순이익이 각각 149억원과 125억원이었고, 최근 3년 실적에 따른 당기순이익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인수 후 배당기조가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락앤락 관계자는 <뉴스워치>와의 전화통화에서 “배당을 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다방면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인수 전후 락앤락 실적 추이. / 그래픽=김성화 기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인수 전후 락앤락 실적 추이. / 그래픽=김성화 기자

부진해진 실적은 원자재보다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신경쓸 수 있는 판관비 부분에서 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인수 후 스티커와 박스 등 부자재 원가가 오르긴 했지만 주 수익원인 식품보관용기의 PP, 유리 등 원자재 지출비용은 2016년 대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PP, 유리 등 원자재 가격은 2016년 499억원을 지급했으며 지난해는 532억원이었다.

반면 2016년 1441억원이던 판매 및 관리비는 지난해 1994억원까지 증가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현금 확보 노력은 자산 매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락앤락은 지난해 11월 베트남법인 매각 이어 올해 2월 중국 법인 매각을 결정했다. 또 최근 충남 공장 매각 후 경기도 안성으로 이전하는 등 국내 부동산과 해외 법인 매각을 잇따라 결정했으며, 업계에서는 이런 활동을 통해 락앤락이 확보한 자금 규모가 총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주방용 소형가전 신제품 개발과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늘린다는 계획으로 전해진다. 락앤락은 지난 2020년 소형가전 전문 브랜드 제이퍼룸(현 락커룸 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락앤락에 따르면 지난해 락커룸 코퍼레이션은 매출액 101억원, 당기순이익 70억원으로 아직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하기엔 성장이 더 필요하다. 다만 락앤락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1%도 되지 않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R&D 투자는 인색한 편이다.

오히려 시기 상으로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엑시트 시점으로 보인다. 올해 말 락앤락 주식담보대출 계약 만기가 찾아온다.

주가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락앤락을 인수한 2017년 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17년 말 3만1700원이던 락앤락 주가는 지난 5월 20일 종가 기준 9460원으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인수 후 30% 수준까지 떨어졌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락앤락은 6293억원에 인수했고 현재 보유한 지분 가치는 3360억원에 불과하다.

부진한 주가에는 실적과 함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락앤락 인수 후 행했던 투자가 현금 유출로 이어진 효과도 있다. 2016년 말 락앤락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59억원이었지만 2017년 말에는 1080억원, 2018년 말에는 1113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락액락은 유형자산 취득에 795억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락앤락은 2017년 -431억원, 2018년 -331억원으로 투자활동에서 나가는 비용이 더 많았지만 최근 3년 양상은 다르다. 2019년 19억원, 2020년 101억원, 2021년 274억원으로 들어오는 금액이 더 많아졌다.

최근 3년 중 가장 큰 금액의 투자활동은 2020년 198억원, 2021년 337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으로 볼 수 있다. 이는 2018년 이후 떨어진 주가 부양책으로 볼 수 있지만 워낙 주가가 많이 하락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수익 분기점을 회복하는 건 요원한 일이다. 소각하지 않는다면 향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추가적인 수익을 마련하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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