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힘 ‘발목잡기’ 프레임 경계… “이낙연 임명동의안 제출 후 21일 걸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제1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 직후 1호 안건으로 지난 2∼3일 인사청문 절차를 마친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서명해 국회로 송부한 바 있다.

총리는 야당의 반대를 뚫고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일방적으로 임명을 강행할 수 없다. 총리의 경우는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의결돼야 대통령이 임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여야는 한덕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위한 본회의 일정 등에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는 지난 6일 전관예우 등의 문제를 들어 한덕수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밝혔다.

인청특위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한 총리 후보자 인청특위 위원들은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임을 밝힌다”며 “청문회에서 확인한 것은 한 후보자가 공직-김앤장-총리-김앤장을 거쳐 다시 국무총리로 재취업하려는 회전문 인사의 끝판왕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보자의 총리 임명이 우리 사회가 전관예우, 이해충돌, 로비스트를 방지하고 공직사회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점점 엄격한 기준을 세워나가고 있는데 큰 장애가 되리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12일 의원총회 열고 ‘한덕수 인준’ 문제 논의

민주당이 한 후보자에 대해 내부적으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이 같은 기조가 임명동의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로도 이어질 것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한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해줄 경우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게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부결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한 후보자 인준을 고리로 ‘낙마’ 대상에 올려놓은 한동훈· 정호영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하는 연계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국회가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킬 경우 부결을 주도한 민주당에게 ‘발목잡기’라는 비판과 함께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 인준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1일 KBS 라디오에서 “저희 인사청문특별위원들이 모두 부적격이다, 이렇게 입장문을 먼저 밝혔고, 다만 총리 임명동의안은 본회의 의결 사안이기 때문에 인청위원들뿐만 아니라 우리 의원들의 전체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의원총회를 통해서 최종 인준 여부에 대한 논의를,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인 이낙연 전 총리, 이분 같은 경우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고 나서 21일 걸렸다”며 “왜 본인들은 당장 며칠 안에 처리 안 하면 우리 민주당이 무슨 큰 발목을 잡는 것처럼 이렇게 정략적으로 몰아가는 것인가. 납득할 수 없다”라며 국민의힘의 ‘발목잡기’ 공격에 비판을 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라고 해서 무슨 다른 이전 정부하고 (다르게) 아주 특별하게 모든 것을 다 프리패스해달라고 하지 마시고 정말 본인들이 추천한 총리 후보자든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에 문제가 없는지 먼저 되돌아보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한 후보자 인준을 압박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몽니 정치가 끝이 없다”며 “애초에 새 정부가 한덕수 후보자를 임명한 이유는 유능함뿐만 아니라 협치를 위함이기도 했다. 참여정부의 총리가 윤석열 정부의 총리가 된다면 여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저희가 먼저 내민 손을 진영논리로 무시했다”며 “한덕수 총리 인준을 받아주시길 바란다. 이것으로 민주당도 국민 앞에서 협치 의지를 보여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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