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우리·하나금융 그룹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조 개선 등 내세웠지만, ‘이자 장사’ 논란 여전
주주환원 정책 및 각종 기부 활동 등으로 그룹별로 사회적 책임 강화 추세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주요 기업들이 2022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모두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그룹들은 여신성장, 순이익 마진 확대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구조 개선을 이익 증가 요인으로 내세웠지만, 호실적을 거둔 후 매번 등장하는 ‘이자 장사’ 논란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다.

금융권 내에서는 스마트폰, 자동차, 선박, 화학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 호실적이 나오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반면에 유독 금융 그룹들에게만 차가운 평가를 하는 사회적 반응에 대해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픽사베이
대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픽사베이

25일 KB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가나다 순) 등 4대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모두 증가했다.

각 그룹별로 공개한 자료의 세부 내용을 보면 먼저 KB금융그룹은 2022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4531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 1분기에 1조 2700억원을 거뒀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KB금융그룹은 올해 14.4%(1831억원)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KB금융그룹은 “1분기 중 채권금리 상승과 주가지수 하락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실적이 다소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여신성장과 순이자마진(NIM) 확대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그룹차원의 일반관리비 관리와 선제적인 자산건전성 관리 노력이 결과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도 1조원을 훌쩍 넘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의하면 신한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1조 4004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그룹 측은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개선으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물가 상승 등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핵심 자회사인 은행과 카드의 이익 증가와 함께, 비은행 부문의 선전을 통해 그룹의 경상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88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특히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된 순영업수익이 2조 371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기 기준 최대실적을 달성한 우리금융그룹은 자회사 편입 효과와 더불어 수익구조 개선 및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당기순이익 증가 요인으로 지목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수익의 외형적 성장, 이익 창출력 다변화, 탁월한 비용 관리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제고와 고객 경험 혁신 등을 통한 ‘디지털 부문 초(超) 혁신’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같은 기간 9022억원의 연결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물을 내놓았다.

하나금융그룹은 2021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 8.0%(666억원)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및 은행과 카드사의 특별퇴직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핵심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자이익(2조 203억원)과 수수료이익(4,535억원)을 합한 핵심이익의 경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9%(2820억원) 증가한 2조 4737억원을 시현하며 5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5만원권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5만원권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문제는 금융그룹들이 호실적을 거둔 상황이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는 점이다. 금융권 내에서도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뉴스워치>와의 통화에서 “실적 발표를 할 때마다 ‘돈 놀음’이니, ‘이자 장사’니 하는 비판적인 시선이 부담스럽다”며 “금융그룹도 엄연히 사업체이기 때문에 최대한의 수익을 거두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데 이와 같은 점은 평가절하 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두면 좋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은행, 보험, 증권사와 같은 금융 기업들에게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듯 싶다”며 “사회적 공헌 활동을 통해 금융 기업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따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은 최근 발생한 강원·경북 산불 피해 지역에 금융지원 활동을 펼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여기에 추가로 각 그룹들은 주주 친화 정책을 내세우면서 ‘이익 증가 몫’을 주주들과 함께 나누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25일 ‘4대 금융지주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리포트를 통해 주주 친화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은갑 연구원은 “KB금융은 1분기 주당배당금을 500원, 신한지주은 400원을 발표했고, 하나금융은 기존 취득 자사주 1500억원을 소각하기로 공시했다”며 “KB금융과 신한지주도 각각 1500억원씩 자사주를 소각한 점을 보면 주주 친화 정책이 다양화되고 강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도 ‘은행, 자본정책도, 실적도 확실하다’ 리포트에서 은행지주들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쟁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연구원은 “상장 대형 은행지주 4곳의 자본정책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일관된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배당성향 상승과 지급 빈도 확대, 자사주 정책 등의 노력을 수년간 지속해온 점은 점진적으로 우리나라 은행주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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