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불씨는 여전, “일시적 봉합” 시각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주재하는 간사단 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주재하는 간사단 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인수위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 14일 저녁 담판 회동을 갖고 다시 손을 잡으면서 파국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양측이 인수위 출범 이후 내각 인선 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정치권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공동정부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윤 당선인이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새 정부의 18개 부처 초대 장관 인사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 측에 보건·복지, 과학기술, 중기벤처 담당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소속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인수위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측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 의원이 구체적인 설명 없이 돌연 인수위원에서 사퇴하자 정치권 안팎에선 안 위원장이 전날 발표된 1차 내각 인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의원의 경우는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돼왔으나, 윤 당선인 측의 정치인 배제 원칙에 따라 후보군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내각 인선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표출했다.

결국 안 위원장이 지난 14일 공식 일정을 전격 취소하면서 거취 고민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안 위원장 측 인사가 배제된 상태에서 공동정부 구성 방향이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에 “내각 인선에 관한 추천은 여러 분들로부터, 많은 분들로부터 전부 추천을 다 받았다”며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尹·安’ 만찬 회동 갖고 갈등 봉합, 安 “공동정부 정신 훼손될 만한 일 있었지만…”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되자 공동정부 합의 파기는 물론이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에도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만찬 회동을 가지면서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됐다.

두 사람의 만찬 회동에 배석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면서 “웃음이 가득했다. 국민들 걱정 없이 공동정부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 위원장은 15일 인수위 업무에 복귀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원장 업무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엄중한 일이기 때문에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 국가를 위해 일을 완수할 생각”이라며 “(만찬 회동에서)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만 다시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윤 당선인과)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앞으로 국정 전반에 대해, 인사나 정책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특히 보건·의료, 중소벤처, 과학기술,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더 전문성을 갖고 더 깊은 조언을 드리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은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공동정부 합의가 파기될 경우 양측이 감내해야 할 후폭풍과 정치적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향후 차관급 인사나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일시적 봉합이고 일단 공동정부 구상할 때부터 이것은 파열음이 예상이 됐던 내용”이라며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굴복한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그 세와 힘에 의해서 안 위원장은 지금 퇴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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