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사 미래 신사업 강화 입장 밝혀…게임시장이 미래형 사업으로 재편될 듯

넥슨 ‘바람의 나라’ 부여성 남쪽 흉가에 모인 유저들. /사진=연합뉴스
넥슨 ‘바람의 나라’ 부여성 남쪽 흉가에 모인 유저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정기 주주총회(주총) 시즌이 마무리됐다. 3월 하순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주총을 개최하는 시기다. 기업 내 주요 안건과 방향성을 발표 및 승인하고 주주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자리다.

특히 주총은 기업의 미래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각 기업은 주총을 통해 지난해 성과와 함께 추가 성장을 위한 계획을 밝혀왔다. 대부분 지난달 말에 끝난 각 게임사의 주총에서는 게임업계의 향후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주총에서 핵심 5대 키워드로 떠오른 것은 신작, 블록체인,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지식재산권(IP),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환경 보호·사회적 가치 공헌·지배구조 윤리경영) 경영이었다.

또 신작과 신사업 등 미래 비전 공개 뿐 아니라 신임 대표 선임, 주주가치 제고 등 폭넓은 이슈를 다뤘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펄어비스, 컴투스 그룹 등 주요 게임사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게임사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성과와 성장 비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향후 미래 시장에 대한 결의를 엿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준비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모바일PC와 콘솔 플랫폼 흥행을 동시에 도전하는 게임사도 있는 만큼 향후 새로운 성장 발판 마련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어 블록체인, 메타버스, 지식재산권(IP) 등 신사업이 최근 화두로 떠오르면서 게임사들의 진출에 대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메타버스와 NFT(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블록체인 생태계를 향한 관심도에 차원이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분야를 추가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면서 주총을 통한 발표가 잇따랐다.

더불어 게임사들의 ESG 경영 역시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또 일부 게임사는 주가 하락에 주주를 달래기 위한 배당 확대 소식을 전해 환영 받기도 했다.

게임사별로 살펴보면 이번 주총의 특징이 드러난다.

국내 게임업계의 맏형인 엔씨소프트(NC)는 ‘리니지’ 위주의 라인업을 보다 다각화하고 ‘ESG 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주총을 통해 내비쳤다. 지난달 30일 열린 주총에서 김택진 대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반영하는 오픈형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 기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현재 엔씨소프트의 최우선 목표는 글로벌 게임 회사로의 더 확고한 도약이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올 하반기 PC·콘솔 타이틀인 ‘TL(Throne and Liberty)’의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리니지W는 올해 하반기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 출시한다. 

김 대표는 “주력 장르인 PC온라인 모바일 대규모 다중사용자 접속 온라인 역할 수행 게임(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뿐만 아니라 액션 배틀로열(Action Battle Royale), 수집형 RPG(Role Playing Game·역할수행게임),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며 “신작을 PC, 모바일에 이어 콘솔 플랫폼까지 확대 탑재해 엔씨소프트의 무대를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국내 게임사 최초로 설립한 ‘ESG 경영위원회’의 활동력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오는 2024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 배당하겠다고도 했다.

넥슨은 합병 자회사 ‘넥슨게임즈’를 출범했다. 넷게임즈와 넥슨지티는 양사 간의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법인인 ‘넥슨게임즈’로 정식 출범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넥슨게임즈는 지난달 25일 주총을 통해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신지환 전 넥슨지티 대표이사, 김명현 넥슨지티 개발이사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양사 합병에 따라 넥슨게임즈는 임직원 1000여명의 대형 게임 개발사로 출발선에 섰다. 넥슨게임즈는 향후 기존 넷게임즈 및 넥슨지티가 보유한 개발역량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는 한편 PC, 모바일, 콘솔 등을 아우르는 최상의 멀티플랫폼 개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각기 운영하던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 인프라를 공유하고 시설 및 R&D 투자를 일원화해 경영성과를 극대화한다.

박용현 대표는 “넥슨게임즈의 가장 큰 자산은 다양한 장르에서 최소수준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개발자들이다”며 “기존 양 조직의 개발 노하우를 집약한 양질의 신작 개발에 매진하고 플랫폼과 장르의 확장을 통해 국내 대표 개발사로 도약할 것이다”고 밝혔다.

넷마블 주총의 화두는 ‘블록체인 게임’이다. 권영식 대표는 지난 3월 29일 주총에서 “게임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많은 노력을 지속 중”이라면서 “게임 플랫폼의 다변화를 비롯, 신장르 개척 및 자체 IP 육성, 넷마블 고유의 IP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달 게임 내 기축통화로 사용될 가상화폐 ‘MBX’의 유통을 시작했다. 권 대표는 “넷마블의 또 한 번의 진화와 재도약을 위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관련 차세대 기술 확보와 연구 개발에 큰 공을 들여왔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해 433억원의 현금 배당(1주당 예정 배당금: 528원)을 실시한다.

컴투스 그룹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2X’를 가동하고, C2X 블록체인 생태계 기반의 ‘돈 버는 게임’ 시스템인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IP를 활용해 NFT 기반 P2E 게임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올인원 미러월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를 개발하고 있다. 독자적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과 함께 현실과 가상이 연결되고 새로운 삶의 방식과 경험을 선사하는 컴투스만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컴투스홀딩스는 C2X 블록체인 플랫폼에 합류할 게임들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방침이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2대 주주로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NFT 거래소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펄어비스는 주총에서 새 선장 체제로 출범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주총에서 허진영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를 신임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선임했다.

허 신임 대표는 COO로 재직 당시 펄어비스의 게임 서비스 및 운영을 총괄하며 실무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를 비롯해 ‘붉은사막’ ‘도깨비’ 등 굵직한 신작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허 신임 대표 체제를 갖춰 조직을 실무적으로 개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신임 대표는 취임 인사말을 통해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는 현지 퍼블리셔와 함께 오랜 기간 철저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를 가져오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붉은사막, 도깨비, PLAN 8은 차세대 엔진 ‘블랙 스페이스’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트리플 A급 대작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퀄리티로 개발해내 지금까지 한국 게임사 누구도 하지 못했던, 서구권 전통 콘솔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도 했다.

‘배틀그라운드(펍지)’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 개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정관 개정을 추진했다. 해외가 주 무대인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블록체인 게임을 확장 시키고 있다. 이에 해당 기술력을 중점으로 인도, 동남아, 중동을 포함한 신흥시장을 주목한다는 계획이다.

또 크래프톤은 주총에서 ‘개발 능력’의 강화를 화두로 꺼냈다. 지난해 상장한 크래프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겠다고도 했다.

김창한 대표는 “크래프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및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P인 펍지 IP 기반으로 전년대비 25% 이상 성장한 것은 물론 94%에 이르는 해외 매출을 달성해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잡았다”며 “2022년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이라는 핵심 능력을 기반으로 딥러닝(Deep Learning·AI의 심층학습 기술),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그리고 Web 3.0(탈중앙화 웹)/NFT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본격화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데이토즈는 지난달 31일 오전 주총을 열고 위메이드플레이로의 사명을 확정 짓고 사업방향을 전했다. 취임 후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비췬 이호대 위메이드플레이 대표는 “캐주얼 게임 개발 서비스 노하우는 글로벌 경쟁력이 검증된 기술력이다”며 “블록체인 결합을 통한 가치 재창출을 이뤄 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위메이드플레이는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게임2종을 소개했다.

이외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NHN ▲데브시스터즈 ▲조이시티 등의 게임사들도 주주총회를 개최해 각 사의 주요 안건들을 검토하고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나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지난해와 다른 차이가 있다면 블록체인, 메타버스, IP 등의 신기술로 무장한 미래신사업에 대한 확장이라는 점이다”며 “이를 통해 게임업계들이 DX(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의 현실화에 대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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