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직접 내각에 참여 않는게 윤석열 당선인 부담 더는 것”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무총리직 고사 의사를 밝혔다./사진=연합뉴스[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무총리직 고사 의사를 밝혔다./사진=연합뉴스[인수위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직 고사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 직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고 후보직에서 사퇴했던 안 위원장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이날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수위원장으로 다음 정부에 대한 청사진과 좋은 그림의 방향을 그려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윤석열 당선인의 부담을 더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제가 직접 총리를 맡기보다는 오히려 당선인께서 뜻을 펼칠 수 있게, 본인이 정말 국정 운영 방향에 맞는 좋은 분을 찾으시라고 (윤 당선인에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윤 당선인과 독대한 자리에서 총리를 맡지 않고, 인수위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제가 어제 면담 요청을 해서 먼저 (총리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윤 당선인이) 아마도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서, 먼저 저한테 물어보기 전에 제가 먼저 제 의사를 밝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지방선거 출마 생각 없다”… 당권 도전 가능성은 열어놔

안 위원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이뤄진 후 당 내에서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 위원장이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총리직보다는 당내 기반 다지기를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그런 일들, 또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일들에 제가 공헌할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로 (당이)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국민 옆에 다가가서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중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위원장이 인수위 활동이 종료되면 6월 지방선거 출마나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이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더라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선거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 “우선 지방선거에 대한 생각은 없다”며 “당권이라는 게 이준석 대표 임기가 내년까지이니 지금 당장 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 임기 종료 후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1년 뒤면 한참 뒤다”라며 “그건 그 부근에 가서 판단할 생각이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위원장은 선대위원장 등을 맡아 지방선거를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선대위원장은 인사권자(당 대표)가 판단할 몫이지 제가 하겠다고 손들어서 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안 위원장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아무래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이후에 정당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취지로 들린다”며 “합당 이후에 당에서 역할을 한다고 그러면 당연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이 총리직 고사 입장을 밝히면서 윤 당선인의 총리 인선 작업에 더욱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이르면 내주 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4월 3일 총리 후보를 발표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어제 안철수 인수위원장 뜻이 (윤 당선인에게) 전해졌고 본격적인 총리 인선도 지금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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