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사령탑 ‘이재명계 박홍근’ 선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오는 5월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172석 거대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이 새 원내 사령탑으로 이재명계 3선인 박홍근(서울 중랑구을) 의원을 선출했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낙연계이면서 친문인 박광온 의원을 누르고 민주당의 새로운 원내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별도의 입후보 없이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 1차 투표에서 10%가 넘는 표를 받아 2차 투표에 올랐고, 2차 투표에서는 박광온 의원과 함께 상위 2위 안에 진입했다. 박 원내대표는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아 진행된 결선 투표에서 최다 득표에 성공하면서 민주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이날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 1∼3차 투표 모두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 원내대표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막내격으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 등 시민운동을 펼치다가 지난 2008년 대선 이전에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과정에 합류하면서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원순계’로 분류됐던 박 원내대표는 20대 대선 경선 때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도우면서 이제는 이재명계로 통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박홍근 원내대표와 이낙연계 친문 인사인 박광온 의원 간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선 경선에서 펼쳐졌던 ‘명낙 대전’의 재연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 박 원내대표가 승리를 거두면서 민주당 내 친문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이재명계의 영향력은 반대로 커지면서 민주당의 주류 세력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문이 민주당의 최대 계파임에도 박 원내대표가 선택을 받은 것은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지사를 중심 축으로 민주당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표심이 작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로운 원내 사령탑에 오른 박 원내대표에게는 막중한 과제가 부여돼 있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한 만큼 민심의 선택을 다시 받기 위해서는 민생과 개혁과제 처리에서 성과를 내야만 한다.

또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과 어떤 방식으로 협치를 이룰 것인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박광온 의원에 비해 개혁 색채가 더 강하다는 점에서 여야 긴장 관계가 더욱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박홍근 “무거운 책임감, 강한 야당·민생 중심 정당 만들겠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지도부 회의에서 ‘강한 야당’을 부각시키며 여야 협력 관계 형성 여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앞으로 들어설 새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와 균형, 원내 제1당으로서 민생과 입법을 주도해야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갖는다”며 “어제 원내대표 선거는 더 강한 쇄신과 단합, 개혁의 선택이었다. 철저한 반성과 혁신으로 유능한 민주당, 강한 야당, 민생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견제와 협력은 야당의 책임과 의무다. 견제는 강력하고 확실하게 하면서도 국민을 위한 협력의 교집합을 넓혀 가겠다”며 “무능과 독선, 불통, 부정부패 등 국민의힘 정권의 잘못은 국민의 편에서 따끔하게 지적하되, 잘한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해주고, 필요한 일은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 윤석열 당선자와의 통화에서도 민생과 안보만큼은 여야가 없다는 마음으로 힘을 모으겠다며 국회와 적극 소통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여야가 얼마만큼 협력하는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당선자의 의지와 국민의힘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로운 여야 관계 설정의 첫 관문은 3~4월 국회를 민생과 개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찾아뵙고, 추경을 포함한 민생 입법 협상을 곧바로 개시하겠다. 대선에서 여야가 약속한 대장동 특검과 정치 개혁 입법도 국민의힘이 한 발짝 앞으로 나오도록 설득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를 향해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새 정권이 출범하는 만큼 야당(민주당)의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민생을 외면한 채 문재인·이재명 지키기에 급급해 국회의 다수 의석을 흉기로 악용하거나 당리당략을 내세우면 더 큰 국민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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