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윤호중 사퇴해야” 목소리, ‘윤호중 비대위’ 불가피론도 존재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 이후에도 안착하지 못하고 흔들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바 있다.

그러나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이 있는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다른 지도부와 함께 사퇴하지 않고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같은 비판은 비대위가 공식 출범한 이후에도 사그라들지 않았고, 급기야 윤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로까지 이어졌다.

김두관 의원은 17일에도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최근 '윤호중 비대위원장 체제'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재명 상임고문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초선 모임인 ‘더민초’ 의원들이 이날 회동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초선 의원 여러분께서 중심을 잡아 주시라”며 “오늘 모임에서 대선 패배를 냉정하게 인정하고 민주당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앞으로 5년간의 야당으로서 대선에서 약속한 개혁과 민생을 위해 어떤 지도체제가 필요할지 현명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최소한 대선 패배에 대한 평가도 반성도 인적 청산도 없이, 패배의 책임자를 내세워 당 쇄신을 말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며 “당 쇄신의 출발은 윤호중 비대위원장 사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견 수렴 나선 윤호중의 선택은?

민주당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출신으로 구성된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지난 16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평가와 우리의 할 일’이라는 주제로 전체회의를 열고 윤호중 비대위원장에게 사퇴할 것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미래 소속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한복판에서 책임을 지고 있던 분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 다수의 의견”이라며 “이에 윤 위원장의 사퇴와 결단을 촉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웅래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에서 ‘윤호중 비대위원장’에 대해 “최고위원회에서 그렇게 결정을 했는데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진영과 패권정치의 합작물이 아닌가 이렇게 본다”며 “그냥 그 얼굴에 그 얼굴로 다시 저렇게 비대위로 간다면 과연 국민들이 민주당이 달라지려고 정신차렸구나. 제대로 하려는구나.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6월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이고 대안이 부재하다는 등의 이유로 ‘윤호중 비대위’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거듭날 첫 걸음인 비대위에 대한 지적을 저 역시도 많이 들었다”며 “분명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거듭나기의 첫 번째 과정은 당면한 지방선거를 앞둔 당의 안정화다. 최고위원회에서 윤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한 뒤 물러난 이유도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원을 맡은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호중 위원장이)고사를 했는데 지금 그러면 누가 맡냐. 방법이 없지 않냐. 당무도 제대로 알아야 되고 선거도 제대로 알아야 되는데 당신밖에 없지 않느냐 해서 맡았다고 한다”라며 “그러면 외부에서 누구를 모셔와야 되는데 외부에서 모셔오는데에 대해서 공감대가 지금 있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비대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 비대위원장은 17일 초·재선 의원들과 연쇄 간담회를 가졌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비대위원장이 재선 의원과의 면담에서 “오후에 초선의원들 간담회까지 한 뒤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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