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심야 담판 회동으로 단일화 합의, 安 “윤석열 지지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막판 합종연횡이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대선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지난 2일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가 후보직 중도 사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데 이어 3일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후 중앙선관위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야권 후보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후 윤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이 진척을 이루지 못하자 지난달 20일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윤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은 서로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며 격한 감정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지난 2일 밤 마지막 TV 토론 직후 두 후보 간 담판 회동이 성과를 거두면서 극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됐다.

두 후보는 강남 모처에서 만나 3일 새벽까지 2시간 30분 가량 회동을 갖고 단일화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의 회동은 윤석열 후보의 측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매형이면서 안 후보의 지인인 성광제 교수 자택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D-6, 야권 단일화 성사 파괴력은?

이후 윤석열·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합의 소식을 알렸다.

이들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의 단일화로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출범할 새로운 정부를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로 정의했으며, 대선 직후 두 당의 합당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들은 “오늘 저희 두 사람이 정권교체의 민의에 부응하여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며 “‘국민통합정부’는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승자독식, 증오와 배제, 분열의 정치를 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며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하여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저 안철수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뜻을 받아 반드시 승리하여 함께 성공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반드시 만들고 성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정권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 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이 6일 남은 상황에서 두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정치권은 막판 판세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판세는 대선이 임박한 상황임에도 양강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초박빙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안 후보에 대한 지지 표심이 윤 후보에게 그대로 흡수된다면 윤 후보가 우위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된 상황이고, 단일화에 대한 역풍이 분다거나 안 후보 지지층의 표심이 분산된다면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이에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 성사가 대선 판세에 미칠 파장에 경계심을 표출하며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전남 고흥군 유세에서 “오늘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보면, 확실히 결집해서 이겼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 더 승리의 확신이 들었다”며 “검찰 공화국으로 회귀하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아주실 것을 믿는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브리핑에서 “가치연대라고 말했지만 가치는 없고 자리 나눠먹기 깃발만 펄럭인다”며 “국민의 정치개혁과 정치교체 열망에 대한 배반이다. 국민이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단장은 “여야 대선 후보를 검증하기 위한 마지막 TV 토론이 끝나고, 국민들은 후보들에 대한 판단을 마치고 사전 투표를 위해 마음을 정리하고 있을 시간이었다”며 “이러한 국민의 판단을 뒤집으려는 무리한 시도이고, 국민들께서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