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후보직 내려놔, 이재명 당선 위해 운동화 끈 묶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후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후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3·9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가 2일 후보직 중도 사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재명·김동연 후보는 전날 통합정부 구성, 선거제도 개혁, 개헌 등의 내용이 담긴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두 후보의 정책 연대가 결국 후보단일화로 이어진 것이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선거 캠프에서 ‘정치교체·공동정부’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저는 이재명 후보와 함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했다”며 “저와 이 후보의 공동선언은 정치대개혁, 민생대개혁, 협치의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국민에게 드리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공동선언에는 대통령 임기를 1년 줄이고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 양당 구조를 깨트리고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는 정치개혁, 진영을 넘어 주요 국가정책을 운영하고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까지 담았다”며 “저는 이 선언이 ‘정치교체’의 출발점이 될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여기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 촘촘하게 짜여진 기득권 구조를 깰 거라 믿는다”며 “정치교체가 디딤돌이 되어 통합정부를 구성하고, 부동산 문제와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할 것이다. 다시 활력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 제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저는 오늘부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라고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중도·부동층 표심 향배는?… 이준석 “큰 영향 없을 것”

김 후보는 “어제 합의가 일으킨 ‘기득권 정치 타파’의 불씨가 들불로 번져가도록 더 큰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저 김동연과 ‘새로운물결’은 기득권 깨기라는 시대정신이 제대로 실천되도록 이끌고 감시하는 역할을 멈추지 않겠다. 아니 이제부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의 결단을 높게 평가하며 통합정부 구성과 정치교체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동연 후보님의 큰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랜 시간 고심을 거듭하신 끝에 내리셨을 결정이다. 그 마음 무겁게 받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김 후보님과 저,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미 많은 부분 닮아 있었다”며 “김 후보의 여러 좋은 공약을 저의 공약과 잘 엮어내겠다. 그래서 더 풍성하고 깊이 있는 공약으로 국민께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희망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김 후보의 강한 의지도 그대로 이어받겠다”며 “반드시 승리해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국민이 염원하시는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은 대선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이뤄진 이재명·김동연 후보의 단일화가 중도·부동층의 표심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그걸 단일화라고 얘기하기에는 단일화 협상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고, 제가 봤을 땐 절차적으로 약간 급작스럽게 이뤄진 것 같다”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은영 휴먼앤리서치 소장은 YTN에서 이재명·김동연 후보의 단일화가 중도층 표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층에게는 영향이 있을 수는 있다”며 “김동연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가 갖지 못하는 경제 관료로서의 이미지가 충분히 플러스 요인이 될 수는 있겠는데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이 약간 늦은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통합 정부를 위한 정치개혁 어젠다라는 굉장히 큰 어젠다를 던졌을 때는 한 달 전에는 그 내용들이 알려지고 또 그것에 대한 많은 공론화 작업들이 이루어진 속에서 했을 때 중도 표심에 영향이 크게 미쳤을 것 같다”며 “그런데 지금은 표심에 영향력이 없지는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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