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으로 지목됐던 장제원, 尹측 단일화 협상 ‘전권 대리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강원 동해시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강원 동해시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이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 과정에서 다시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윤핵관 문제로 끊임없이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해 말 조수진 최고위원과 선대위 지휘체계 등을 놓고 갈등을 겪다 선대위에서 하차했던 이준석 대표도 ‘윤핵관’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각을 세웠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라인이 아닌 자신의 몇몇 측근이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윤핵관’의 존재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윤핵관 논란은 이준석 대표가 지난 1월초 윤 후보와 의원총회에서 극적으로 화해하며 선거전 전면에 다시 등장한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야권 후보단일화 국면에서 윤핵관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27일 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을 벌일 ‘전권 대리인’으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내세웠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권을 부여받은 양쪽 대리인들이 만나 진지한 단일한 협상을 이어왔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전권 대리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장제원 의원(윤 후보 측)과 이태규 선대본부장(안 후보 측)”이라고 답했다.

윤핵관 중 한 사람으로 거론돼온 장 의원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장 의원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 등이 ‘윤핵관’으로 지목하며 논란이 일자 자진해서 2선 퇴진을 선언했다.

민주당 “윤핵관 숨겨두느라 얼마나 힘들었나”, 이준석 “문제 없다”

이후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았던 장 의원이 단일화 협상 ‘전권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8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후보님, 그간 윤핵관을 꽁꽁 숨겨두시느라 얼마나 힘드셨나”라며 “‘직책도 없고 출근도 안 하는 장제원 의원이 무슨 윤핵관이냐’고 말씀하셨었는데, 윤핵관 최초 논란 당시 윤 후보가 대수롭지 않은 듯 직접 해명한 말이다. 그런데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선대위원장은 “또다시 국민을 우롱하셨다. 장제원 의원이 단일화 협상의 윤핵관 중의 윤핵관이었다”며 “거짓도 모자라 핵심 의사결정마다 비선을 동원하고 주술에 의존하는 것은, 책임정치는 물론 대의민주주의 원리마저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오히려 제가 더 주목한 것은 (윤 후보가)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 과정에서 윤핵관을 후퇴시켰다고 선언했으나 중요할 땐 역시 (윤핵관으로 지목된) 장제원 의원을 쓴다는 것”이라며 “겉으로는 윤핵관을 뒤로 놓는다고 해놓고 중요 결정은 전부 윤핵관을 통해서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속인 것”이라고 강한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윤핵관’ 문제를 제기해왔던 이준석 대표는 장 의원이 단일화 협상 전권 대리인으로 나선 것에 대해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윤핵관이라고 하면 후보 지근거리에서 중요한 선거 결정 과정에서 영향을 끼치면 윤핵관인데 장 의원 같은 경우는 이번에 특임을 맡은 거 아니겠나”라며 “저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안철수 후보쪽에 신뢰할 만한 인사를 보내야 하지 않겠나. 그건 문제 없다고 본다”며 “실제로 친소관계에 있었고 당내에서 장 의원과 윤상현 의원의 경우 안철수 후보 측과 꾸준히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협상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