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 참석 “정부 함께했단 사실 기억해주시라”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호남을 방문하면서 국민의힘이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고(故)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배은심 여사를 애도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 이후 46일 만에 호남을 다시 찾았다.

문 대통령은 24일 전북 군산을 방문해 현대중공업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했다. 내년 1월부터 재가동되는 군산조선소는 조선산업 장기불황으로 지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군산이 회복과 도약의 봄을 맞았다. 참으로 감개무량한 날”이라며 “임기가 끝나기 전에 ‘군산의 봄’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군산조선소가 재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정부가 함께했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며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으로 전북과 군산의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GM대우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위기도 극복해내고 있다”며 “정부는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4월에 만료되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을 연장해 조선소가 재가동될 때까지 군산의 지역 경제와 조선산업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예상보다 높지 않고, 반면 윤석열 후보에게는 우호적인 분위가 형성됐다고 보고 호남 민심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로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다시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남 민심’ 공략하던 국민의힘 “선거 개입 의도 버려야”

윤 후보 측은 민주당의 호남 독식으로 지역 발전이 늦어졌다면서 ‘홀대론’으로 호남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윤 후보는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문제를 꺼내들며 여야 ‘호남홀대론’ 공방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호남을 방문하자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은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버리고 공정하게 선거 관리를 하라”고 공격을 가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말년답지 않은 지지율을 악용해서 민심에 교묘히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허 대변인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부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민주당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며 “문 대통령이 그동안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에 쏟은 관심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번 방문이 순순한 민생 행보라는 설명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허 대변인은 “지금은 호남에서 민주당의 텃밭 홀대에 대한 불만이 높고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등 국민의힘 공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면서 “문 대통령의 방문은 들썩이는 호남 여론을 달래고 다시 한번 텃밭을 다지려는 정치적 의도를 감추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경선 직후 이재명 후보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 윤석열 후보에게 강력한 분노를 표하면서 사과를 요구한 것 등 그동안 문 대통령의 선거 개입 우려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군산 방문은 ‘민생 경제 챙기기’ 행보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대선과의 연관성에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군산조선소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표명해 왔다. (조선소) 재가동 시 방문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민생경제를 챙기는 행보는 마지막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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