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이우탁 기자] 러시아가 최근까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입 불가 원칙 및 자국의 안전 보장안에 대해 확실한 문서로써 답해주기를 미국에게 명백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동맹국과 함께 신속 대응할 것이며, 강력한 경제 제재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으나 서로의 입장만 거듭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났다.

양측이 외교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교착상태가 길어짐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는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 충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 지원을 착착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탄약을 비롯한 지원품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오는 24일 이후에는 발트해 국가들로부터 대전차 무기 등이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미 국무부가 발트 3국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에 있는 미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도록 승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리투아니아는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영국은 지난 며칠간 대전차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또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방공시스템과 헬기, 대함미사일, 무선통신 교란 장치 등에 대한 지원을 논의하면서, 더불어 러시아의 전술무기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 체계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픽사베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픽사베이

최근 미국의 국방전문가나 러시아 관련 전문가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지만 몇 가지 가능한 푸틴의 군사적 옵션들을 검토한 바 있다.

그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예측은, 푸틴이 러시아군에게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점령 지역으로 전격 진입하는 것과 남부 작전을 명령하는 경우다.

전술 부대를 선두로 한 러시아군의 분리주의 지역 진입은 무력 충돌에 따른 희생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궁지로 몰아갈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통신이나 발전소, 급수시설과 같은 핵심 기반 요소을 확보해 분리주의자가 지배하는 지역을 확장할 수 있는 주요 거점을 강화함으로써 어느 시점에서든 미국이나 나토의 반응에 따라 군사 전개를 잠시 멈추거나 조정·확대할 수 있는 일련의 작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군은 크림 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될 남부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의해 폐쇄돼 있는 내륙으로 이어진 운하를 포함, 우크라이나 나머지 지역을 연결하는 육교를 확보하고, 전략적으로는 흑해의 작은 섬들을 점령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만약 이 상황에서 미국과 나토의 대응이 효과적이지 못하거나 주춤한다면, 러시아군이 분리주의자들과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주력군의 배후를 급습해 퇴로를 차단하고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감행함과 동시에 다양한 침투·교란 전술로 우크라이나 정부를 벼랑 끝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있는 러시아 지상군은 전차(T-90), 자주포(Koalitsiya-SV), 다연장로켓(Uragan-1M), 공정병력수송장갑차(BTR-MD), 이스칸데르 전술유도탄(Iskander-M)등 개량된 무기들로 무장해 다양한 전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한편 미국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국무부가 주우크라이나 미국대사관 직원 가족들에게 오는 24일부터 대피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또 국무부가 다음주 우크라이나 체류 미국인들에게 상업용 항공편이 아직 가능할 때 우크라이나에서 떠날 것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인용했다.

이우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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