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 참으로 가증스럽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대선후보측 핵심 관계자)을 강하게 비판하며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대본부 참여 무산을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대선후보측 핵심 관계자)을 강하게 비판하며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대본부 참여 무산을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추진했던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구상이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19일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원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홍 의원에게 선대본부 상임고문을 맡아달라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 회동 이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공천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했고, 후보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종로)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대구 중남구)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0일 홍준표 의원을 겨냥해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홍준표 의원은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내며 정면 충돌했다.

이에 홍 의원은 결국 선대본부 참여 무산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대본부 참여 무산 책임을 윤 후보 측으로 돌리며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선대본부)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문제의 본질은 국정 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가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일각선 “냉각기 거쳐 결국 원팀” 전망도

홍 의원은 “이진훈 후보(전 수성구청장)야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재형 전 원장이 어찌 내 사람이냐”라며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공천 추천을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둔갑시키고 대선 전략 논의를 구태로 몰아 본질을 회피하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이 이처럼 선대본부 참여 무산을 선언했지만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결국 냉각기를 거쳐 선대본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YTN에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냉각시기를 거치고 나면 최종적으로는 원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후보 입장에서도 필승을 위해서는 우여곡절이 있다고 해도 홍준표 의원 같은 분의 도움이 필요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준표 의원 입장에서도 본인의 정치적 입지나 미래를 생각하더라도 이번에 정권 교체 과정에서 반드시 힘을 보태고 역할을 해야 된다”며 “조금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결국은 원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후보가 ‘원팀’을 만드는 일에 지나치게 매몰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KBS라디오에서 “사실은 (윤석열 후보가)지나치게 무슨 원팀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며 “후보는 자기 자신의 확신을 갖다가 내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고 얘기를 하는 거지, 어느 특정인에 대해서 의존을 해서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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