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재명과 문재인 정부 차별화’ 적극 부각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1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선 제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1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선 제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당 일각의 반발을 불러왔다.

송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MBC ‘뉴스외전’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무조건 정권교체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계속 강조하는 것처럼 민주당 대표도 송영길로 바뀌었고,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거의 기소돼서 죽을 뻔했다”며 “(이재명 후보가)장관을 했냐. 국회의원을 했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한 것도 아니고 정권교체 이런 감정적 보복 심리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안 후보가 주장하는 과학기술 강국 대한민국은 평생 검사만 하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하고는 같이 접점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또 “제가 (이전에) 우리 이재명 후보 역시 새로운 정권 창출이라는 이야기를 한 거 아니겠느냐. 여야의 정권교체는 아니지만 정권교체에 상응할 만큼의 새로운 변화된, 새로운 정권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해 “국가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분”이라며 “저는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주장하며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당내 일각선 “내부 분열시키는 발언, 선거에 무슨 도움 되나”

송 대표의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는 발언은 안 후보의 이 같은 입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민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고, 안 후보도 ‘정권교체’ 필요성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송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자충수가 되는 분위기다.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고, 야권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후보를 연대 대상으로 끌어들여 외연 확장을 이루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오히려 당내 반발을 불러오면서 집토끼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송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당장 당 내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이재명 후보를 탄압했다는 송영길 대표님의 말씀은 아연실색”이라며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같은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저도 대통령을 모셨지만, 대통령님은 특정 누구를 탄압하는 성정이 아니다”며 “본인이 힘드셔도 전체를 위해 참고 견디시는 분이다.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12일 YTN에서 “송영길 대표 입장에서 전략적인 발언인 것 같다. 지금 정권교체론이 워낙 높다”며 “송 대표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데 이게 자칫하면 내부에 분열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며 “적당히 하고 그만해야지, 심하게 하게 되면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부적으로 친문 진영, 이런 진영 간에 갈등 요소로 작용하게 되면 절대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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