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심 ‘단일화 실패, 안철수 완주’ 기대감 표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영길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영길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후보단일화 변수가 대선 정국 막판 핵심 변수로 재부상하자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대선 정국이 사실상 3자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서 벗어나 두 자릿수로 상승하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5%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막판 야권이 후보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판세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능가한다는 점도 긴장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7∼8일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재명 후보는 37.6%, 윤 후보는 35.2%로 나타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지난주보다 각각 3.4%포인트,1.9%포인트씩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5.9%포인트 상승한 15.1%를 기록했다.

민주당 선대위 청년과미래정치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지난 7일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얼핏 보기에 우리한테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여전히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여론이 높고, 보수 야권 후보들의 합산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에 ‘러브콜’ 보내던 민주당, 安 공격으로 전환

이에 민주당은 야권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점치며 내심 3자 대결이 굳혀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성준 의원 11일 YTN라디오에서 “안철수 후보는 사실 끝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안 후보는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지금 하락세다. 안철수 후보는 상승세의 국면”이라며 “조직력에서는 국민의힘이 앞서는데, 민심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안 후보는 그것을 가지고 갈 것이기 때문에 만약에 단일화 과정이 있다고 하면 쉽지는 않은 게임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야권 후보단일화 이슈가 부상하자 안 후보에 대한 견제도 본격화했다. 민주당은 최근까지만 해도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제3지대로의 외연확장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최근 야권 후보단일화를 가정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이재명 후보에게 더 경쟁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안철수 때리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대표는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안 후보의 지지율에 대해 “총통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는 건데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졌더라도, 3석 미니정당을 갖고 어떻게 국정을 끌고 가겠느냐”며 “안 후보는 정권교체의 대안이 되기 어렵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병원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안철수 후보가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본인의 어떤 화려한 미래 비전, 기술 뭐 이런 거보다는 그냥 독자적인 역량이 아니었다”며 “뭔가 좀 발광체가 아니라 반사체에 불과해서 윤석열 후보에 실망한 보수표가 안철수 후보에게 쏠려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이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갖고 있는 굉장히 희화화된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MB 아바타입니까? 그 다음에 갑철수로 대표되는 안 후보가 갖고 있는 굉장히 희화화된 이미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7일∼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안 후보(42.3%)가 이 후보(28.9%)를 여유있게 앞섰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3.4%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4.3%였다.

윤석열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에는 윤 후보는 34.4%, 이 후보는 33.6%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후보는 4.7%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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