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2020년을 기준으로 ‘2021 문학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리 국민의 43%가 2020년에 문학 독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평균 문학 독서량은 2.3권으로 조사됐는데, 연령대가 낮을수록, 월평균 소득이 많을수록 독서 경험률이 높았다. 문학 독서 경험의 매체별 비율은 ‘종이책’이 40.9%로 가장 높았으며 ‘전자책’이 10.9%, ‘소리책(오디오북)’이 5.2%로 뒤를 이었다.

세상을 리드하는 기업의 경영자는 대부분 독서광이다.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서야말로 내가 세상을 배우는 방법 중 으뜸'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올리고, 매년 여름과 겨울에 그중 가장 좋았던 책을 골라 추천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선진국 중 책을 가장 안 읽는 나라다. 2020년 조사에서 성인 10명 중 4.5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 한 달 독서량은 전자책·오디오북까지 합쳐 0.6권(연간 7.5권)이다. 1년 도서구입비(3만5000원)가 한우 1인분 값도 안 된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몬 페레스는 “하루에 세 끼를 먹으면 배가 부르지만 하루에 세 번 책을 읽으면 현명해진다”라는 말로 독서의 필요성과 그 효용을 잘 웅변해 주고 있다.

중동 사막을 황금밭으로 만든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는 시인의 마음으로 국가를 경영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시와 함께 자랐으며, 시를 통해 영감과 상상력을 얻었다고 한다. 두바이를 중동의 금융 허브로 바꾼 원동력이다.

자녀교육으로 소문난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유아기부터 책 읽기와 책 선물이 특징이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합격자의 20~40%,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40%가 유대인이라는 점은 청소년기의 독서습관에 따른 창의력·상상력 덕분이다.

상상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독서는 여기 두 발로 선 채 멀리 어딘가를 떠올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꿈의 연결고리가 독서의 강력한 힘이 아닌가 싶다.​ 평소에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시간 내서 책 읽기는 더욱 어렵다.

나폴레옹은 독서광으로 유명했다. 그는 전쟁터에서도 틈나는 대로 독서를 했다고 한다. 달리는 말 위에서 책을 들고 있었고, 진지 안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52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80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거듭되는 전쟁과 혼란 시대에 살았지만, 그가 영웅으로 존경받을 수 있었던 것은 늘 독서를 했기 때문이다.

빵으로 배는 채울 수 있지만 가슴을 채울 수는 없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마음의 충전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책은 시공을 초월해 영혼을 밝히는 등불 같은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책만큼 위대한 발명품은 없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동서고금(東西古今) 어디든 오갈 수 있다. 책을 통하면 저자와 만나 대화할 수 있고, 미래 독자들과 접속할 수 있다.

지식과 정보가 담긴 책들을 접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고심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얻기도 한다. 나와 어울리는 책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첫사랑을 만난 기쁨이랄까.

책은 읽을수록 깨달음 문장이 쌓여 간다. 영혼을 살찌우는 길잡이가 늘어나는 거다. 독서를 하면 삶이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몰랐던 사실을 깨우치고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본다. 책 읽기는 허투루 흘러가는 시간을 붙들 수 있는 묘책이 아닌가 한다.

어느 일간지 칼럼에서 ‘책을 읽는 건 앉은 자리에서 가장 멀리까지 가는 일’이라는 문장을 읽은 기억이 난다. 코로나19 시기에 마음을 다잡으며 책 읽기를 강조하는 명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떠난다. 책은 늘 다양한 공간으로 나를 데려간다. 경험하기 힘든 경험도 하게 만든다. 독서를 통해서 나는 달에도 가봤고 별에도 가봤다. 일본 소도시에서 살아보았고 미국 뉴욕의 중심거리에서도 살아보았다. 또한 아프리카에도 가봤으며 코끼리 등에도 올라타 보았다. 책이 매개체가 되어 나의 활동 영역을 넓혀준 것이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인생에서 실패를 덜 겪게 된다고 말한다. 그게 곧 간접경험과 연결돼 있는 것이다. 책은 고가의 물건도 아니고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무겁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사람들 곁에서 이야기를 전달해줄 뿐이다.

한 권의 책에는 저자가 오랜 시간 공들여 조사하고 고심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니 책은 작가의 ‘작은 뇌’라고 해도 되겠다. 작은 뇌들은 독서를 통해 우리의 뇌와 연결된다. 작은 뇌는 증식하고 서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생각이나 의견을 불러일으킨다. 그에 따른 결과물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미국의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처럼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김웅식 정책국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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