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극적 화해를 하며, 이 당(黨)을 극적으로 살렸다.

3일간 장례를 치르다 보면, 그간 가슴에 맺혔던 무언가가 있었던 가족들이 서로 극적 화해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특히 고인의 육신을 마지막으로 보고, 관에 모시는 입관 과정 중에서 서로 손을 꼭 잡거나 부둥켜안는 가족들의 모습을 많이 본다.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육신을 마지막으로 붙잡고, 다리에 힘이 다 풀려 주저앉아 울었다. 웬일인지 시누이도 같이 엉켜 오열했다. 고부갈등이 심각했던 집안.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관에 모시기 직전 가슴에 맺혔던 것을 다 털어내며 울었고,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던 그 시누이도 함께 울었다. 겹겹이 쌓였던 그 동안의 감정이 다 무엇이었을까. 그저 다 사그라 없어지고, 뜨거운 그 무엇인가가 저 밑에서부터 올라와 목 밖으로 토해진다.

그러거나 저러거나 한 가족이고, 우리가 이렇게 가슴 미어지는 아픔을 같이 상복을 입은 채 같이 견디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묵혀왔던 감정들은 사라진다. 죽음 앞에서 그 무슨 감정을 더 앞세우겠냐 말이다. 그렇다. 고난은 나를 완전히 힘들고 외롭게 만드는 동시에, 그래서 서로를 기대고 끌어당기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제 잘못이 있다면 용서하십시오.”,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는 고해 성사했다. 그간의 묵혔던 감정들이 어떻게 해결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 후보는 “그런게 있냐. 피는 물보다 진하다. 우리가 하나인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최근 며칠은 두 사람에게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 패싱을 당하며 두 번째 가출을 감행했고, 퇴진 압박과 성상납 스캔들도 터졌다. 윤 후보는 외롭게 혼자 서겠다 했지만, 권성동 총장이 가운데 턱하니 앉아 있는 행사에서 ‘폰석열’ 사건이 터졌다. 청년 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는 그간 걸려져왔던 쓴소리들을 면전에서 다 받으며, 한 숨 푹푹 쉬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후보 지지율이 쑥 빠지면서, 이 집안의 존폐가 휘청했다. 이 당(黨)을 장사 지낼 뻔 했다.

결국 ‘대통령 선거’라는 집안의 큰 일을 치르며, 우리는 같은 색깔의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가족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전혀 달라지지 않을 사실인데, 그간 서로 의심하고 탓하고 상처를 줬다. 어제의 의원총회는 그 하나됨을 확인하는 일종의 ‘입관’ 같은 행사였을까. 어찌되었든 묵은 오해와 감정들을 풀고, 한 차에 나란히 타고 평택으로 향하는 모습은 가족 간의 극적 화해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알아야 한다. 그 둘을 지켜보는 다른 가족들이 얼마나 맘 졸이고 불편하고 힘들었을지. 아무리 잘못이 있고 감정이 상하더라도, 큰 일을 치를 때는 싸우는 것이 아니다. 정 말을 해야겠거든 따로 불러서 아무도 보지 않는 뒷 마당 가서 지지고 볶든 한다. 일 치는 중에 다른 사람들 다 보는데서 상주들이 고성 오가며 집안 싸움 벌이면, ‘남사스럽다’고 한다. ‘피는 물 보다 진해서’ 이 와중에 우리는 하나임을 확인하고 극적 화해 했다 해도, 혹여나 남은 감정의 불씨가 남아 다시 타오르려 하면. 큰 일 다 끝날 때까지 참아라.

손수조
손수조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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