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해산, 실무형 선거대책본부 구성”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홀로서기’를 선택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윤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고 4선 중진 권영세 의원을 본부장으로 하는 실무형 선대본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오늘부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며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과 관련해서는 “또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 특히 지금까지 2030 세대들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들께서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시라.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그동안 저에게 많은 조언과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해주신 김종인 위원장께는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계속 해주시기를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윤 후보가 기존 선대위 전면 해체는 물론이고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결별까지 선택한 것은 김 전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하고 ‘연기만 하라’는 발언까지 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는 결별인가’라고 묻자 “아마 결별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선대위라는 조직이 너무 커서 기동성 있고 실무형으로, 또 2030 세대가 좀 더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만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과)그제 뵀고, 오늘 아침에 감사 전화도 드렸다”면서 “앞으로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이처럼 승부수를 던졌지만 당내 갈등 수습과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윤핵관’ 문제 등으로 갈등으로 겪어왔던 이준석 대표와의 긴장 관계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도 갈등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선대본 참여 문제에 대해 “선대본은 위원회가 아니고 본부 구조로 일을 하게 되는 실무형 기구”라며 “본부에서 직책을 맡는 것보다는 당대표로서 역할을 해주시면, 꼭 선대본 직책이 있어야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밝혔다.

또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앞으로도 조언을 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선대위를 떠난 김 전 위원장이 당 밖에서 윤 후보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낼 경우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당장 이날 윤석열 후보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 당선을 위해 선대위 개편을 하자는데 그 뜻을 이해 못 하고 주변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봐라”라며 “쿠데타니, 상왕이니”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무슨 목적을 위해 쿠데타를 하겠나”라며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지금까지 이렇게 헤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