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과 윤 후보, 지지층 기대 못 미친 수습책이면 지지율 회복 어려울 수도
민주당, 빨리 다가온 윤 후보 위기 자신감 회복 계기지만 '보수 단일화', '보수 연합 공동정권' 역습은 최대 고비 될 듯

[뉴스워치= 칼럼] 제1야당 국민의힘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윤석열 후보는 모든 일정을 중단한 채 선대위 대개편 구상에 몰입 이후 오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 한다. ‘연기만 잘하라’는 김종인위원장을 내칠지 이준석 대표와 다시 함께 갈지는 모를 일이지만 결론은 아마도 ‘윤 후보의 리더쉽’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정권 교체론의 구심점이 되어온 국민의 힘과 윤석열 후보에겐 그동안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터질 일’로 꾸준히 예상됐던 사안이다.

걸어온 길이 확연히 다른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어정쩡한 결합으로 연일 불거진 갈등과 대립 속에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땜빵으로 위기를 넘겨왔지만, 이젠 보수 지지층뿐만 아니라 보수당에선 보기 힘들었던 이준석과 홍준표로 상징되는 정치인들의 행보에 보냈던 20, 30대 지지층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

현재의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왜 이런 지경까지 왔는가에 대한 분석은 넘쳐나기에 거두절미하고 분명한 사실 하나는 ‘준비 안된 후보’와 ‘정권 교체론에 도취된 국민의 힘’이라는 현상에서 출발한다.

평생 대한민국 ‘검찰 공화국의 영역’에서 검사로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왔던 윤 후보, 어느 날 그에겐 박근혜 탄핵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건과 검찰총장이라는 파격적 비상이 결국 평소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정치판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남을 검증하고 ‘의혹의 옷’을 벗기는 데는 전문가였을지 모르지만, 대중 앞에 자신과 주변의 모든 것들이 발가벗겨지는 혹독한 ‘유리 상자’ 안에 들어왔을 때도 윤 후보는 ‘유유자적’하고 ‘자신만만’했다. 윤 후보 스스로가 말하듯이 자신의 부족함에도 믿는 구석은 오직 사그라들지 않는 정권 교체론의 ‘성벽’이었고, 그 성벽을 쌓아갈 ‘토’대인 국민의힘으로 몰려드는 수많은 인재와 사람들의 발걸음을 믿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지층들의 인내와 기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숱한 실언과 부인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론의 상징인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변화’를 위한 강렬한 정책제시나 ‘왜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는 안일했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누굴 내세워도 정권교체는 된다’ 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런 정권교체라는 당위론에 기대어 왔다. 당내 갈등에 매몰된 채 후보의 ‘자질’과 ‘지도력 강화’는 뒷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당이나 후보 모두 더 나아질 것이란 막연한 믿음이 정권교체 지지자들에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엔 역대 대선 후보들에 비해 비호감도가 높은 만큼이나 ‘후보 교체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이젠 보수층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제1야당 후보 교체론’은 현실화되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70.4%가 ‘후보 교체 필요성에 응답했다’ 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12.25~27. 아주경제 의뢰 한길리서치 조사)

한발 더 나아가 ‘후보 교체론’의 현실적 대안으로 변방에 머물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급부상하고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 적합도에서 윤 후보 지지 30.6%보다 훨씬 더 높은 41.1%의 지지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온 상황이다.(1.1~2, JTBC 의뢰 글로벌리서치 조사)

정권교체론 지지층과 유동적인 젊은층들의 이러한 여론 변화 흐름은 현재로선 ‘최종적, 불가역적 선택’이라기 보단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능력을 보여 주든지 다른 대안을 찾든지 하라’는 ‘선택적 기회’를 주는 압박의 성격이 더 강한 측면이 있는 듯하다.

여전히 ‘정권교체론’은 50% 내외를 등락하고 있고 실망한 지지층이 온전히 민주당으로 아직 옮겨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등 돌린 지지층이 정권 교체론을 여전히 지지하면서도 안철수 후보 등 대안을 찾고자 하는 그 바램들이 향후 윤 후보의 당 수습 여하에 따라 더 강렬하게 표출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윤 후보 이탈층 향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아직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부자 몸조심’ 하듯 신중한 행보와 촘촘한 정책토대를 다져가려는 행보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윤 후보는 이번 파동으로 ‘준비 안 된 후보’, ‘정치적 미숙함’이 드러난 후보라는 이미지에서 쉽게 벗어나기가 힘들게 되었다. 국민의힘 주류세력 역시 포용적, 통합적, 미래지향적 정권교체 중심세력이라는 이미지와는 더 거리가 멀어진 느낌이다.

이수정 교수, 신지예 대표 등 ‘새로운 인물’과 ‘낯선 영역의 컨텐츠’에 대한 심각한 거부감이 결국 선대위의 파행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평도 나온다. 높은 정권교체론 앞에 도취 된 채 ‘우리와 다른’ 세력과 인물들을 배척해도 정권은 교체된다는 자만심의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의 위기감이 크면 클수록 변신의 폭도 커져야 할 것이고, 언제 우리가 싸웠냐는 듯이 아무 일 없이 또 정권교체를 외치겠지만 지지율 회복은 미지수이다.

그래도 안되면, 또 안철수 후보를 내세워서라도 정권교체의 현실화를 도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정치판의 냉엄한 ‘힘과 세력의 역학 관계’ 속에선 어디까지나 ‘가설’에 머물 수도 있다.

높은 ‘정권교체론’에 기대어 작은 이질적, 나와 조금 다른 세력을 포용조차 못한 국민의 힘이 안철수라는 또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합으로 초래할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거부감이 어떻게 표출될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대선에서의 안철수 후보는 더 이상 ‘들러리’가 아닌 ‘자신으로의 단일화’ 내지는 최소한 ‘공동정권’을 꿈꿀 것이다.

문제는 ‘준비 안 된 후보’의 미래 대한민국의 국정과 비전을 준비하고자 하는 치열하고도 치밀한 모습이 보이질 않고, 또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론’에만 매몰되고 도취된 채 ‘누굴 내세워도 정권은 교체된다’는 여론조사로 나타난 ‘가설적 프레임’에 갇힌다면 정권 교체론은 끝내 ‘가설’과 ‘예상’으로만 종료될 수도 있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그렇게 또 극복해왔고 반사이익을 다소 얻고는 있지만, 여전히 여당에 ‘불확실한 판세’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듯하다.

한발 더 나아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든 ‘공동정권’이든 대선 판도를 뒤흔들 인위적, 정치공학적 ‘역습’으로 정권교체론이 다시 ‘활화산’으로 급변할 여지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민주당 등 여권 일각에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너무 빨리 수렁에 빠진 것 같다’ 는 경계심이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박동규
박동규

여전히 대선은 결코 짧지 않은 두 달여 기간이 남았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돌아선 지지층과 기대층을 되돌리는 ‘시간적 기회’, ‘정치공학적 기회’는 분명히 남아있다.

그러나 결국 정권교체와 정권을 잡기 위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어떤 변화된 모습, 어떤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듭나고 구체화 된 행보를 보여주는가에 따라 ‘후보 교체론’도 가설에 머물지 현실화로 나타날지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1월은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라는 ‘리턴매치의 중대 분기점’이다. 정권교체론의 당위론에만 매달려온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정권교체 지지층에서조차 ‘준비 안 된 후보’라는 평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어 가고 있다.

◇ 現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정치평론가,컬럼니스트

◇ 前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 前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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