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멈추지 않자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개편’이라는 극약 처방에 들어갔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그의 부인 김건희 씨 관련 허위 경력 의혹과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하차를 둘러싼 당 내홍 등이 겹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장에서 사퇴한 이준석 대표는 그동안 연일 선대위 해체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개편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은 3일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를 전반적으로 개편할 것이다. 본부장 사퇴를 포함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과감한 선대위 개편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는 각종 신년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선대위 전면 개편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선대위 복귀’로 이어질까

이에 따라 윤석열 후보도 이날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예정돼 있던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선대위 개편’ 방향을 놓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선대위 쇄신과 함께 윤석열 후보는 현재 이후의 일정을 잠정 중단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예고하면서 선대위 일부 인사들의 자진 사퇴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선대위직과 당직에서 일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공개 발언에서 “저부터 먼저 공동선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우리 모두가 완전히 쇄신해서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새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우리 마음 속에 새겨져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신지예 수석부위원장도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0일 새시대위가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 수석부위원장을 영입하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젠더 갈등’ 강화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먼저 나서겠다”면서 “자리를 내려놓으며 정권교체를 위한 조직 쇄신이 필요함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윤석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의 사퇴를 언급하며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라며 “특히 젠더 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기성세대가 잘 모르는 것은 인정하고, 청년세대와 공감하는 자세로 새로 시작하겠다”며 “처음 국민께서 기대했던 윤석열다운 모습으로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선대위가 전면적으로 개편될 경우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에 복귀하는 결단을 내릴 것인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관련 발언에 대해 “어떤 형태로 최종 귀결될지 알지 못해서 평가나 제 의사 표시는 자제하겠다”며 “윤석열 후보도 많은 고민이 있는 하루가 될 것이고 저 역시 많은 고민을 하는 하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선대위 개편 이후 복귀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가정법으로 대화해서는 안된다”고 말을 아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