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서 다시 높아지는 ‘특검’ 목소리, 이재명도 “조속히 특검 추진”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구속 심사를 앞두고 10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야당에선 다시 ‘특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구속 심사를 앞두고 10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야당에선 다시 ‘특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면서 정국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 뇌물 등 각종 의혹에 연루돼 구속 심사를 앞둔 유한기 전 본부장은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갑작스런 사망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특검 수용을 압박해왔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 측은 당초 야당의 특검 압박을 “시간 끌기용”이라고 일축했지만 대장동 의혹 관련 민심이 악화되자 특검 수용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특검 도입 시 수사 대상과 범위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대출 관련 부실 수사 의혹도 포함해야 한다며 역공을 가했다.

이 때문에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특검 도입 논의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각 당 선대위 관련 잡음이 불거지면서 특검 문제는 잠시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다시 특검 도입 문제가 정국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야당은 ‘윗선’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시 특검 도입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들은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분노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운데, 관련자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무거운 사건까지 마음에 담게 됐다”며 “더 이상 수사가 이런 식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 이제는 특검을 통해 바로 몸통을 수사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장혜영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관련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이 사망해 검찰 수사에 차질을 빚게 된 만큼, 이제는 특검 밖에 답이 없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 주까지 특검에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대장동 의혹 특검, 가능할까

유 전 본부장이 사망하면서 이재명 후보 측은 크게 당혹스런 분위기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도 경선 후유증과 대장동 의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은 야당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비리에 연루됐다는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윤석열 후보를 앞섰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대장동 의혹’은 다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 측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던 지지율에 다시 악재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에 이 후보는 ‘조속한 특검’을 주장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한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가 배포한 입장 자료를 통해 “유 전 본부장의 명복을 빈다.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비통한 심정”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까지 ‘조속한 특검’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특검이 실제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특검 논의가 본격화된다고 하더라도 여야가 정치적 득실에 따라 특검 시기와 대상, 인사 문제 등 각론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실제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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