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동산 정책·탈원전’ 등 차별화 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 SKV1 아쿠아픽센터에서 중소벤처기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 SKV1 아쿠아픽센터에서 중소벤처기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경기)도지사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끝까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계승자임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경선 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에서 섣불리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할 경우 강성 친문 지지층이 반발하면서 집토끼 이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무주택 서울 청년들과 가진 ‘주택청약 사각지대’ 주제 간담회에서 ‘임대차 3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오자 “현장과 동떨어진 행정이 어떤 결과를 빚는지 체감된다”면서 “현실을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고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차별화 카드’ 꺼내든 이유는?

이 후보는 지난 2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에 대해 “이 문제에 한해서 국민들의 의견에 맞춰 충분히 재고해 볼 수도 있다”며 “당시(건설 중단)에도 국민에 따라서 결정했지만 반론들도 매우 많은 상태다. 그 부분에 관한 한 국민들 의견이 우선 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는 정권교체 여론과 관련해 “확실히 새로운 민주당 후보가 나온다면 그것도 교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강성 친문 지지층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최근 차별화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은 위기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정권교체 민심이 여전히 50%를 넘고 있고, 윤석열 후보는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에 초조함을 느낀 이 후보가 차별화 전략으로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8일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후보가 안 좋은 건 맞는데 이재명 후보가 확 올라가지는 못했다. 그러니까 이 후보는 계속 위기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그럼 여기에서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현 정부하고 엮여 있는 고리를 풀어야지 이재명 대 윤석열로 붙을 수 있다. ‘그럼 나는 좀 자신 있다’ 계속 그런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내가 언제까지 양쪽(강성 친문 지지층과 중도층) 눈치 볼 수는 없다. 치고 나갈 수밖에 없다. 치고 나가면 따라와 주지 않겠냐’ 그런 기대 내지는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의 차별화 전략이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인 고민정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의 국정방향도 문재인 정부의 방향과 완전히 다를 수가 없다”며 “그래서 같은 듯 다른 듯 하는 모양새가 있어서, 저쪽(국민의힘) 진영에서는 다른 부분들만 계속 부각하면서 서로 이견이 있는 것처럼 자꾸 얘기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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