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인재 영입, 간판용 아닌 실질적 역할, 활용방안이 더 중요”

[뉴스워치= 칼럼] 선거때만 되면 ‘큰 장’이 선다. 제일 흥미로운 시장은 ‘인재 영입시장’이다.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삼고초려해서 세상의 인재들을 불러 모으는 시장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만큼 각 분야의 인재를 내세워 정당과 후보들은 ‘표’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선거 때 ‘인재 시장’은 때론 대박을 터트리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검증’이라는 강을 건너지도 못하고 한참을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소멸’되고 마는 ‘인재’도 허다하다. 이번 대선도 여야가 참신한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연일 ‘뉴 페이스’를 내 놓지만 신선감을 주는 새로운 인물일수록 ‘리스크’도 크다.

요즈음 각 당의 인재 영입 논란을 보노라면 ‘가인박명’(佳人薄命), ‘다재다병’(多才多病)이란 옛말들이 떠오른다. 꼭 외모나 뛰어난 재주만을 놓고 하는 말이 아니다. 잘난 사람이나 재능이 참 출중한 사람들이 ‘험난한 정치협곡’을 건너지 못하고 휘청거리며 소멸되어 가고, 결국 인재 영입에 대한 부정적 시각만 키워놓기에 하는 말이다. 정치권 출신이 아닌 민간 전문가일수록 정치권, 언론의 검증에 ‘맷집’이 허약할 수밖에 없다.

소위 ‘인재’라고 영입한 인물들이 결국 후보나 정당에 ‘표’를 가져다주기는 커녕 영입 효과가 ‘삼일천하’로 끝나고, 정당은 하루라도 빨리 문제된 인재를 내치기에 바쁜 냉혹한 정치판, 표 앞에선 인정사정도 없는 인재 ‘영입시장의 비정함’만 목도하게 되어 씁쓸하기만 하다.

무릇 인재란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 성과, 미래 기대치, 비전, 가능성 등과 함께 국민과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덕목’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영입 인재들은 자신들의 업적, 성과, 미래비전을 후보와 당을 위해 정책과 비전과 행보로 기여해야 하지만, 출발선에 서자마자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헤어나질 못한다. 아니 출발선에 서보지도 못하는 인사들도 많다.

집권하고자 하는 정당과 대선후보들이 함께 가겠다는 인재, 그리고 그 인재의 재능과 능력을 정권 수립에 도움 받겠다는데 어찌 그 인재에 대한 검증이 불필요하겠는가. ‘미래비전’뿐만 아니라 당연히 ‘과거의 행적’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영입하고자 하는 인재의 영향력, 파급력, 상징성이 클수록 세간의 주목은 더 커진다. 그러니 정당이나 후보는 당연히 ‘간판’으로 내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표심’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었던, 또는 사적 영역에서 했던 ‘말과 행동’들이 정당과 선대위의 전면에 나서는 순간 그의 ‘과거는 현재’가 되고 만다.

그가 자신의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과 재능으로 쌓아 올린 성과, 업적, 비전은 영입한 정당과 후보에게 ‘맛’도 보여주기 전에 ‘과거의 늪’으로 빠지면서 결국 ‘소멸’되는 비운(?)을 겪기도 한다. 

조금 ‘안일한 생각’을 해본다면, 차라리 그렇게 뛰어난 인재라면 왜 실질적인 정책과 비전을 ‘묵묵히 후보를 돕는 위치’에 두지는 못하고 요란스럽게 ‘간판’으로만 내세우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만큼 안타깝고 아까운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대선에선 젊은 피, 이른바 MZ세대에 목메고 있다. 청년과 소통한다면서 청년 인재에 몰려들다가 또 얼마나 많은 청년이 ‘험난한 정치협곡’을 건너다가 상처받을까 싶은 ‘노파심’도 앞서는 때이다.

대선후보의 ‘영입 인재’가 법적, 도덕적 문제는 건너뛰고 검증을 회피하고 능력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진정으로 영입하고자 하는 인재가 있다면, 최대한 사전 검증을 한 후 실질적으로 후보의 정책과 비전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도록 진정한 ‘인재 활용 방안’이 아쉽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입과정이 소수 유력 인사들에 의해 진행되면서 밀실, 보안, 비밀주의를 거쳐 깜짝 발표 효과를 노리기에 검증 시스템과 사전 집중 논의 등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러 선거 중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에 출마를 위해 영입되어 당선되면 그나마 그 인재는 자신의 전문영역을 정치권에서 발휘할 기회라도 얻게 된다.

그러나 대선은 오직 대선후보의 당선과 집권이 무산될 경우는 언제 왜 영입했는지도 모르게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곤 한다.

영입된 인재들이 대선 무대에서 활약이라도 해본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최근 몇 사례처럼 ‘상처뿐인 영광’만 남긴 채 낙오되면 영입인사나 후보나 모두에게 ‘참담한 기억’만으로 남게 된다.

그러니 대선 때 영입되는 이른바 인재들은 오직 후보만을 위한 ‘일회성 소모품’이나 ‘선대위용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것이다. 화려한 경력과 대중적 인지도에 연연하여 검증을 소홀히 하거나 ‘실질적 인재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보다, ‘간판’으로 내세워 ‘표몰이’에만 골몰한다면 대선 때마다 되풀이되는 ‘인재(人材) 영입시장’은 ‘영입 인재 무덤’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現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정치평론가, 컬럼니스트

◇ 前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 前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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