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과 MZ 사이 서글프게 낀 위기의 X세대…소외받는 70년대생, 스킵의 일상화
60년대생 CEO에서 80년대생 CEO로 ‘간주 점프’, 70년대생 패싱 현상 일어나
역대 최대 수능 응시·IMF·금융위기 사태·코로나19 등 성장 수혜 못 누린 세대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현재 각 기업들은 연말 인사철을 맞아 ‘2022년도 임원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인사를 보면 핵심 키워드는 ‘혁신’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보란 듯이 젊은 인재 앞세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파격 인사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 네이버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목소리를 강화하기 위해 1981년생 여성을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발탁한 것은 자못 충격적이다. 

1960년대생 CEO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1980년대생 CEO가 등장한 것이다. 네이버의 최수연 CEO 발탁은 대한민국 기업사에 큰 사건으로 언급될 정도로 혁신을 넘어 혁명이라는 평가되기까지 했다.

최근 기업들은 연공과 무관하게 실적과 능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흘려가며 인사 혁신 카드를 꺼내드는 가운데에서 X세대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1970년대생을 ‘간주 점프’하듯 패싱하는 현상도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조직의 허리를 차지하고 있는 1970년대생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동시에 경험한 ‘낀 세대’로 불린다. 이들은 일명 ‘플레잉코치’(playing coach) 역할을 하며 586세대와 MZ세대 사이 서글프게 끼어 위아래로 눈치를 본다. 필드에서 선수로 뛰면서 동시에 감독도 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Multi Player)의 역할을 강요받는 위기의 X세대다.

하지만 최근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1970년대생들은 소외를 받고 있으며 이들의 ‘스킵(Skip·건너뛰기) 일상화’는 노골화되고 있다. 1970년대생들은 임원급과 MZ사이에 끼어 윗사람들의 ‘옛날 스타일’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으면서 동시에 ‘젊은 꼰대’로 불리며 리더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들을 건너뛰었다는 사실에 1970년대생의 상실감은 적지 않다.

1970년대생의 경우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고교 졸업 예정 학생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능 응시자가 지원해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았으며 IMF 외환 위기,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 등 제대로 된 경재 성장의 수혜를 못 누린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1960년대생에서 1980년대생으로 CEO가 교체되는 상황에 대해서 1970년대생의 다양한 직업군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돌려본 결과 재미있는 의견을 전달받았다. 각각의 의견들은 아래와 같다.

- 대학교수 : 1970년대생은 낀세대다. 위로부터는 개성 강한 X세대라는 말을 듣고 살았는데 정작 사회의 획일적인 조직문화에 시달려 살았고 아래로부터는 꼰대라는 말을 들으며 살고 있는 불쌍한 세대다.

- 방송국 PD : 1970년생의 모습은 마치 예능프로그램 ‘놀면뭐하니+’의 하하와 같은 모습으로 인지된다. 개성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어찌 보면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는 상꼰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깐 말이다. 이 모습이 희화화되면 될수록 1970년생의 모습은 더욱 더 애잔해 보인다.

- 연예기획사 대표 : 아무래도 1980년생들은 1970년대생보다 상대적으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성이 강한 측면이 장점으로 발휘되면서 승진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언론인 : 제4차 산업 혁명 시대, 급속한 기업 사회 환경의 변화가 만든 자연적인 세대교체이자 동시에 기업 CEO의 젊음화로 노련함과 관록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아쉬움이 교차된다.

- 교육 공무원 : 부모의 세대에서 교육의 방향이 달라서 영향을 미친 것일 수 있다. 1970년대생은 1950년생이 부모라서 교육보다는 사는데 초점을 맞춘 교육을 받으며 자라서 교육의 중요성보다는 사회에 순응하도록 커왔던 영향이 있을 것이다. 1980년대생은 해방 이후 사는데 급급하며 세상을 살아왔던 부모들이 자식들 교육에 목숨을 걸고 교육열이 올라가면서 배운 만큼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기 권리에 취해서 살아가며 개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부모의 영향력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자식들도 달라진다.

- IT연구소 소장 : 1970년대생들은 제대로 끼인 세대라서 더욱 힘든 것 같다. 이제는 능력제 시대로 강제로 몰려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천리안, 나우누리를 했던 세대가 메타버스를 적응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다 겪은 세대라고 하는데 그걸 넘어서 디지털의 발전사를 정면으로 다 겪은 세대다.

1970년생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통해 결론적으로 이들이 끼인 세대로서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사회적인 현상으로 인해 온갖 고생은 다 했는데도 점차 뒷방 꼰대가 되고 있는 1970년대생에게 위로와 공감의 말을 전해본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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