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누리호의 첫 시험 발사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의 우주 시대를 여는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우주 탐사는 이제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자연스레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우주 탐사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몇 해 전 미국에서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작문 실력을 갖춘 인공지능 ‘오픈AI’가 개발됐다. 개발자들은 이 인공지능의 실력이 뛰어난 나머지 가짜뉴스 양산, 학생들의 과제와 논문 등에 악용될 것을 우려해 시중에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픈AI’는 사용자가 시스템에 문장을 입력하면 해당 문장 다음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문장을 만든다. ‘반지의 제왕’ 속 장면을 담은 문장을 입력하면 그 다음 전개되는 내용을 인공지능이 서술하는 식이다. 

이렇듯 인공지능이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음악을 작곡하는 데서도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의사, 기자, 아나운서가 등장했고, 앞으로 자율주행, 우주탐사 등 많은 분야에 인공지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우주에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작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부품의 성능 진단 자료를 분석하는 것과 같이 여러 측정 작업을 개선하여 우주선과 위성의 제작 및 시험 공정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요즘 같아서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인공지능 백신과 치료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과 두려움이 전에 없이 퍼지게 되었다. 사회 전반에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주요산업뿐 아니라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에서도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일자리 60%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종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 반복적 업무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되고 인간은 창의적·감성적인 일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학교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 시대에 지식은 인터넷에서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수많은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 판단하고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교사들은 아이들의 인성교육, 진로설계, 학습상담을 전담하게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지금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기술 중심의 사회다. 미래의 총아로 각광 받는 인공지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차고 넘친다. 인공지능이 진정 우리의 미래를 활짝 열 수 있을까. 

디지털 기술 시대에 내 손 안에서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고, 그래서 소통의 주인이 된 듯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통(不通)이 심하다며 소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섣부른 예단이긴 하지만 아직 인공지능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되는 미래는 디지털 환경을 지배하는 소수 빅데이터 기업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데이터를 축적하는 범위 내에서만 작동할 뿐이다. 가령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뽐내지만 복잡한 도시에서는 젬병이다. 그런데도 인공지능에 대한 과대평가 일색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는 것과 병행해서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인간의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전문성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될 미래를 준비하려면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수많은 인공지능 앱과 인공지능을 탑재한 하드웨어가 개발되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인공지능을 사용하면서 인공지능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는 게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다. 

구글은 직원을 채용할 때 전문성 이외에 책임감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품성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지적 겸손’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삼는다. 

인공지능에 버금가는 우수한 머리도 좋지만, 열린 마음으로 협력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인재를 찾는 것이다.

김웅식 편집국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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