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시험에서 입원·사망률 감소 효과 입증하며 기대감 높아져
일상 회복 전환을 위한 핵심 카드로 부각…비싼 가격은 부담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 등 8일 오전 주가 하락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 2019·이하 코로나19)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상황을 한 순간에 전환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머크앤컴퍼니(MSD·이하 머크)가 지난달 ‘몰누피라비르’의 중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시작된 경구용 치료제 개발 경쟁에 최근 화이자가 뛰어들면서 어떤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권을 잡을지 각국 정부 및 제약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제약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화이자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PF-07321332’(상표권 예정 명칭 : 팍스로비드)와 에이즈치료제로 쓰이는 리토나비르를 같이 먹는 방식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시험은 코로나19 환자 중 경증 또는 중등증 수준이면서 당뇨병·심장병과 같은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비입원 환자로 진행됐다.

그 결과, 증상을 보인 뒤 3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환자 674명을 28일 동안 추적 관찰해보니 입원 및 사망 예방률에 예방효과 89%를 보였다. 사망자는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5일 이내로 투약 범위를 확대해 1219명을 분석해 봐도 입원 및 사망 예방률에 예방효과85%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의 발표대로라면 앞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 머크의 몰누피라비르 효과보다 훨씬 우수한 효과를 보인 셈이다.

몰누피라비르 역시 사망자는 1명도 나오지 않았지만, 입원 및 사망 예방률은 약 50% 수준이었다.

경구용 치료제./사진제공=연합뉴스
경구용 치료제./사진제공=연합뉴스

이와 같은 경구용 치료제가 관심을 모이는 이유는 기존 정맥 주사용 치료제와 달리 환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재택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경구용 치료제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경증 또는 중등증 수준의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구용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그보다 심각한 상태의 코로나19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설 여건을 확보할 수 있다.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앞 다퉈 경구용 치료제 선 계약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머크는 미국 정부와 몰누피라비르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닷새 치료분 가격을 700달러(한화 약 83만원) 수준으로 정했다. 화이자도 머크와 비슷한 가격으로 경구용 치료제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각국 정부의 ‘러브콜’은 계속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경구용 치료제 40만 4000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이달 안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머크와 20명만분, 화이자와 7만명분 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는데 나머지 13만 4000명분도 곧 매듭짓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이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사진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사진제공=연합뉴스

경구용 치료제 상용화 및 도입 임박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거나, 정맥 주사용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와 관련한 국내 대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 등을 꼽을 수 있다.

8일 오전 11시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6.25%(5만 4000원) 하락한 81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11.28%(2만 9000원) 낮아진 22만 8000원에 매물대를 형성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6.94%(1만 4500원) 떨어진 19만 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0년 12월 약 39만 6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던 셀트리온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박병국 연구원은 관련 리포트를 통해 “10월 초 몰누피라비르 충격으로 일제히 주가하락을 경험한 모더나, 바이오엔텍, 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 업체들의 주가를 보면 노바백스, 바이오엔텍은 9월30일 종가 이상으로 다시 회복했다”고 전했다.

이어 “백신 개발 기업 주가의 상승과 하락이 백신의 필요성을 결정해선 안 된다”며 “백신 투약률 그래프, 중증 및 사망률 그래프, 백신 미투약 확진자의 재 감염율 등 과학적 데이터를 보면서 주가 대응에 나설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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